“공짜폰이 나오는 건 삼성전자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속된 말로 공짜폰에 무슨 가치가 있겠습니까?”
최근 취재차 만난 한 업계 전문가 말이다. 그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신제품 출시에 앞서 구형모델이 공짜폰이 되고, 신제품이 출시되면 신제품이 공짜폰이 된다”고 말했다.
갤럭시가 공짜폰이 되는 구조는 단순했다. 받을 수 있는 모든 지원금을 동원하면 된다. 이통사 판매점(대리점) 등에서 부가서비스를 가입하면 더 저렴해진다. 또 일부 판매점이 지급하는 ‘불법 보조금’까지 태워지면 소위 돈을 받는 ‘마이너스 폰’도 가능하다. 올 초 출고가 115만원 상당의 갤럭시S24는 10만원을 벌 수 있는 마이너스 폰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전략은 삼성전자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을 늘리는데 한 몫한다. 국내 시장 점유율을 공고히 하는데도 큰 기여를 한다. 문제는 갤럭시 브랜드 이미지 손상이다. 많은 소비자들은 고가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구매해서 좋지만,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갤럭시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다.
갤럭시 스마트폰 가치는 중고폰 시장에서 체감할 수 있다. 중고폰 거래 시장에서는 갤럭시보다 애플 아이폰이 고평가를 받는다. 아이폰15 중고가격은 출고가와 비슷한 반면, 갤럭시S24는 출고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게 대다수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부터 MX사업부 산하 영업혁신팀 내부에 ‘갤럭시 밸류 이노베이션’ 팀을 신설하고 자사 제품 가치 제고 방안을 강구 중이다. 자사 중고폰 가치를 높이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밸류를 높이는 방법에 불과하며, 실제로 시장이 결정하는 중고폰 가치를 바꿀 수는 없다.
현재 유통 시장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할 필요가 있다. 인위적인 방식은 언제나 ‘미봉책’에 불과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갤럭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과 방향성을 갖춰야 한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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