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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이공계 인기 시들?…우수인재 이탈 ‘지속’[이공계 인력난①]

데일리안 조회수  

의대 모집 정원 확대로 N수생 증가 여부 관심

“이공계 재학 중인 최상위 학생 이탈 가능성”

이공계 기피현상 여전…전문인력 부족 ‘지속’

직업 안정성, 소득 등 문제로 이공계 비선호

서울 시내 한 학원가에 의과대학 준비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시스

#. 지역에 한 과학고를 조기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재학 중인 김모 씨(22)는 대학원 진학 후 연구직과 기업 취업을 놓고 고민 중이다. 연구직과 일반 기업 모두 석박사 졸업생 연봉을 더 높게 책정하기 때문이다. 과거엔 과학고-과기원 코스를 밟으면 대학원 졸업 후 연구직 또는 교수로 이어지는 게 당연했지만, 요샌 취업을 고려하는 이들도 많은 분위기라고 김모 씨는 설명했다. 게다가 과기원 재학 중 의대에 가기 위해 반수, 재수를 하는 이들도 상당하고 했다. 김모 씨는 “과학고 재학 시 추후 이공계에 종사하지 않을 경우 장학금 몰수라는 조건이 걸려 있어, 의대는 생각하지도 않았다”며 “대학원 진학 후 진로를 고민하게 되는 이유는 아무래도 ‘연봉’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연봉 등 처우를 문제로 이공계 우수 인재들이 연구직에 종사하지 않는 현상도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 확대로 의학계열에 재도전하는 이공계 상위권 학생들이 증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공계 기피 현상에 더해 기존 이공계열 최상위권 학생들까지 이탈할 가능성이 커졌다.

19일 종로학원이 발표한 ‘2025 수능 원서접수 특이사항’에 따르면, 의대 모집 정원 확대로 N수생 중 상위권 N수생 증가 여부가 관심 사항이다. 일선 고교에서 8월 22일부터 졸업생 중 내신, 수능 상위권 학생들이 의학계열 재도전에 얼마만큼 나오느냐가 일선 고교에서는 주목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2024학년도 서울대 정시 미등록자 중 자연계열 합격자 중 164명(모집 인원 중 21.3%)이 등록을 포기했다. 이는 전년 88명(12.2%)보다 약 9% 늘어난 수치다. 자연계열 미등록 인원이 대폭 증가한 원인은 의대 중복 합격자가 대거 이탈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5학년도는 의대 증원에 따라 이공계열에 재학 중인 최상위권 학생들 이탈 가능성이 있다”며 “재수 등을 통해 의대 진학을 도전하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올해도 이공계 인기는 시들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공계 전문인력 부족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연구개발 고급인력은 부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용노동부 인력수급 전망 조사를 보면 인공지능(AI) 분야 연구개발(R&D) 고급인력은 2027년까지 1만 28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클라우드 1만 8800명, 빅데이터 1만 9600명, 나노 8400명, 양자 25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산업 일자리 박람회 모습. ⓒ뉴시스

의학계열 선호 원인은 이공계 대비 직업 안정성과 고소득에 있다.

우수인재 이공계 이탈 혹은 의학계열 선호는 대학-대학원-박사후과정을 거쳐 교수/연구원으로 이어지는 과거 선형적 경력개발 경로가 깨어지고 경력개발(취업) 확률이 크게 낮아진 것에 기인한다.

의공계 박사 배출 대비 박사급 과학기술인력 일자리 증가 규모는 90년대 약 2.6배에 달했으나 2005~2010년에는 약 0.7로 하락했고, 현재는 약 50% 수준에 불과하다.

임금 격차도 상당하다. 4대 과기원 교수 임금과 주요 산업체 임원 임금은 많게는 약 5배 차이가 난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앞서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 연구자 처우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이 의원에 따르면 4개 과기원 교수 임금 평균 2023년 기준으로 자연과학대는 1억 4500만원, 생명과학대 1억 4000만원, 공대 1억 3700만원 정도다. 주요 산업체 임원 현황 삼성전자는 7억 2000만원, LG는 4억 2000만원, 하이닉스 5억 6000만원 수준이다.

반면 의학계열은 대학에만 입학하면 큰 문제가 없는 고소득인 안정적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20여년 전까지만 해도 기업에 취직한 동기와 연봉이 비슷했으나, 지금은 격차가 상당하다”며 “연봉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연구직 종사에 대한 만족도, 국가 발전에 기여한다는 자부심도 비교적 약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인기도 없어지는데 인구도 줄어들어[이공계 인력난②]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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