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은 자동차 기술 실험실
웬만한 기술은 F1이 원조
앞으로 어떤 기술이 나올까
자동차의 종류는 다양하다. 우리가 타고 있는 일반 주행용 자동차도 있지만 서킷을 주행하고 경주를 하기 위한 자동차들도 있다. 일반 자동차 제조사들도 더 좋은 승차감, 더 좋은 연비, 매력적인 디자인 등을 위해 서로 경쟁하지만, 경주용 차량 즉, F1 차량을 만드는 제조사들은 조금 더 빠르게, 조금 더 가볍게 등 원초적이고 치열한 경쟁을 한다.
그렇다 보니 그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기술들이 마구 생겨나고 차량에 적용된다. F1의 역사가 100년도 넘은 만큼 F1 차량에서만 쓰이던 기술들이 상용 자동차에까지 적용되기도 한다. F1은 상용 자동차에 적용될 수 있는 여러 기술을 실험해 보는 실험실인 것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들을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손 떼지 않고 기어 변속
페라리가 상용화에 성공
첫 번째는 핸들 뒤에 부착된 ‘패들 시프트’다 ‘Paddle(노, 주걱)’과 ‘Shift(변화)’의 합성어로 패들을 이용해 자동차의 변속을 수동으로 제어할 수 있게 해주는 부품이다. 보통 핸들 부근에 좌우로 하나씩 장착되는데, ‘-‘ 쪽으로 당기면 다운 시프트를, ‘+’ 쪽으로 당기면 업 시프트를 할 수 있다. 1980년대 페라리 640 모델에 최초로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덕분에 운전자는 핸들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기어를 변속할 수 있었다.
이런 패들 시프트는 1955년에 제작된 페라리의 상용 자동차인 ‘페라리 F355 F1’에 최초 적용되었다. 당시 페라리는 페라리 348을 출시했지만, 포르쉐 911이나 혼다 NSX 같은 경쟁 모델에게 뒤지고 있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성능 모델인 F55 F1을 제작했다. 강력한 출력을 위해 F1 기술이 적용된 V8 3.5L DOHC 5 밸브 엔진을 장착해 최대 출력 380마력, 최대 토크 37kg.m를 발휘했고 세계 최초로 2패들 구성 패들 시프트를 장착해 출시했다. 이후 소형차부터 대형 SUV까지 여러 상용 자동차에 패들 시프트가 적용되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섀시
가벼운 탄소섬유로도 개발
두 번째는 ‘모노코크 섀시’다. 모노코크 섀시란 바디와 섀시(뼈대)가 일체형으로 구성된 섀시로 승용차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섀시다. 이 형태를 처음으로 사용한 건 1922년, 이탈리아의 자동차 제조사인 ‘란치아’의 ‘람다’다. 이 기술은 상용 자동차보다 모터스포츠에 먼저 적용되었는데, 1962년 로터스의 로터스 25가 알루미늄 모노코크 보디 섀시를 최초로 적용했다.
이어서 1981년 맥라렌은 강도와 무게 면에서 강한 이점을 가진 탄소섬유를 이용한 강화 복합 모노코크 섀시를 최초로 도입하였는데, 1990년에 재규어 XJR-15가 바디 전체를 탄소 섬유로 제작해 최초의 탄소섬유 모노코크 섀시를 상용화하였다. 그리하여 전장 4,800mm, 전폭 1,900mm, 전고 1,900mm의 크기에도 불구하고 무게는 1,050kg밖에 나가지 않았다.
아 이런 또 로터스야?
속도가 유지되는 코너링
마지막은 ‘액티브 서스펜션’이다. 그동안 바퀴에서 차체에 전달되는 힘을 용수철과 댐퍼를 통해 수동 제어했다면, 이 장치를 통해 전자 제어로 차체를 지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덕분에 편안한 승차감을 얻을 수 있었는데, 1982년 로터스 92에 최초로 적용되었다. 덕분에 코너링할 때도 일정한 다운 포스를 만들어 내었고 높은 속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는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되어 F1 경기에서 금지되고 말았다.
여러 이견이 존재하지만, 상용 자동차에 액티브 서스펜션이 최초로 장착된 건 1989년에 생산된 도요타의 5세대 셀리카였다. 이후 플래그십 세단이나 부드러운 승차감을 필요로하는 상용 자동차들을 위해 이 기술이 도입되었다. 이처럼 지금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자동차 기술들은 F1 기술 경쟁을 통해 탄생한 것들이 많다. 지금도 F1은 활발히 운영되는 만큼 앞으로 어떤 기술들이 등장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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