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문화예술과 콘텐츠의 힘을 통해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수시로 흉악 범죄 원인으로 지목되거나 중독 질병이라는 오명을 짊어지고 있다. 본지는 ‘K게임 명예혁명’ 시리즈를 통해 게임이 가진 예술적, 문화적, 사회적 가치를 조명한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게임 질병코드 도입 영향, 게임 산업의 미래 방향성 및 게임 정체성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게임 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이 게임 산업에 미칠 영향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돼 게임 접근성이 낮아지고 이용자가 도덕적 열패감을 느낄 수 있다. 산업 전반에도 매출 감소, 일자리 축소, 신규 게임 개발 지연 등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게임은 놀이로부터 출발했다. 병리학적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 내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고 근거를 구체화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특히 진단 도구 개발과 실태조사는 게임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에서 ‘중독’ 표현을 삭제하기로 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 ‘중독’이라는 표현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러일으킨다. 게임을 마약이나 알코올과 같은 중독성 물질로 취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게임을 여가 문화로 보는 시각을 반영해 ‘과몰입’이라는 표현만 남기는게 보다 적절하다.
-최근 정치권에서 게임 질병코드 도입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떻습니까.
△ 과거에 비해 정치권 내에서 게임에 대한 이해가 많이 높아졌다. 시간이 흐르며 게임을 경험한 세대가 정치권에 진입했다. 많은 국회의원이 게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콘텐츠 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인식 또한 공유된다.
– 국회 게임정책포럼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게임 정체성을 새로운 차원에서 정립해 나가고자 한다. 게임은 놀이이자 문화예술, e스포츠로서의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다. 또 디지털 치료제로서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러한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게임 산업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변화된 환경에서 게임이 사회·문화·제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생태계 진화를 이뤄나가는데 국회 게임정책포럼이 역할을 하겠다.
-게임 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시장 다변화가 중요하다. 중국, 일본, 미국 등 기존 시장뿐 아니라 중동, 동남아,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특히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각국 인구 구성과 소득 수준 등을 분석해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게임업계와 이용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 게임 생태계를 구성하는 모든 주체들이 게임의 새로운 정체성에 대해 고민할 시점이다. 게임은 이제 단순한 오락을 넘어 문화예술과 기술의 결합체로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고 있다. 기술적 혁신과 문화적 가치를 결합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이를 통해 생태계가 진화하고, 게임이 사회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발전하길 바란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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