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위기에 봉착한 엔씨소프트가 하반기에도 강도높은 경영 쇄신을 이어갈 전망이다. 그 시작은 장기간 지적받던 가족경영의 해체다. 사상 첫 물적 분할도 진행했다. 글로벌 게임사로 거듭나기 위한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 기반의 게임도 본격적으로 출시한다. 이 외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던 약속도 연말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막 내린 가족경영…창사 이래 첫 물적 분할도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경영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우선 가족경영을 완전히 끊었다. 이에 엔씨의 주요 해외 법인인 엔씨웨스트 대표, 엔씨 아메리카 대표를 맡았던 윤송이 이사장과 김택헌 수석 부사장은 퇴임했다. 엔씨웨스트는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가 겸직하며 엔씨 아메리카에는 신임 대표로 진정희 전 펄어비스 아메리카 대표를 영입했다.
앞서 엔씨는 김택진 엔씨 대표의 배우자 윤송이 엔씨문화재단 이사장이 맡았던 엔씨 최고전략책임자(CSO)직과 김택진 대표의 동생 김택헌 엔씨 수석 부사장이 맡았던 엔씨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직을 보직이동시키기도 했다.
김택진 대표는 그동안 가족경영이 불확실하고 빠르게 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대응하기 어려운 조직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엔씨의 어려움이 가중되기 시작했음에도 가족경영을 유지하는 김택진 대표를 향한 비판과 우려는 더욱 높아졌다. 지난해 출범한 엔씨 노조도 출범 선언문을 통해 “가족경영에 기반을 둔 수직 관료적 문화는 실패와 악덕을 덮었고 그 책임과 피해를 사우에게 전가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엔씨는 창사 이래 첫 물적 분할도 단행했다. 엔씨는 8월 1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기업 분할 및 신설회사 설립 안건을 처리했다. 설립이 확정된 신설회사는 ‘엔씨큐에이’와 ‘엔씨아이디에스’다. 두 신설회사 모두 기술지원회사로 10월 1일 출범 예정이다. 엔씨큐에이와 엔씨 아이디에스 이동 예정 직원은 약 360명이다.
글로벌 겨냥 게임 출시 속도…퍼블리싱 역량도 갖춰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 기반의 신작도 출시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 기존 게임은 글로벌로 서비스를 넓힌다.
엔씨는 북미 시장을 겨냥해 아마존 게임즈와 PC·콘솔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TL’을 출시한다.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앞두고는 베트남 종합 IT기업 VNG과 합작법인(JV) ‘NCV 게임즈’를 출범했다. VGN은 베트남 국민 모바일 메신저 앱 ‘잘로’를 서비스하는 기업으로 퍼블리싱 전문 게임사 ‘VGN 게임즈’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엔씨는 NCV 게임즈를 통해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주요 6개국에 모바일 MMORPG ‘리니지2M’을 하반기 중 출시할 계획이다.
중국에는 모바일 MMORPG ‘블레이드&소울2’를 출시한다. 중국 현지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BM)을 앞세워 연내 출시를 목표로 현지화 작업에 박차를 더하고 있다.
대만과 일본에는 모바일·PC 역할수행게임(RPG) ‘호연’을 출시한다. 호연은 블레이드&소울 지식재산권(IP)을 재해석한 RPG 신작이다. 60여종의 캐릭터를 수집하고 육성해 다양한 기믹이 등장하는 전투에서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게임 플랫폼 ‘퍼플’을 활용한 게임 퍼블리싱 역량도 강화한다.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퍼블리싱 신작 확보에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다. 엔씨는 연내 퍼플을 통해 다수의 해외 트리플A급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달 중 4종의 외부 게임을 퍼플에서 서비스한다.
이 외에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내외 게임사를 대상으로 투자를 지속하고 인수합병(M&A) 대상을 물색하며 게임 사업 규모 키우는데 역량을 모은다.
엔씨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선보임으로써 시장에 약속한 회사의 변화 의지를 증명해 나가겠다”며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신작을 서비스하는 등 실적 개선을 향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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