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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6세대 HBM 경쟁…삼전 ‘올인원’ vs 하이닉스 ‘초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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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왼쪽), 하이닉스 이천 본사. / 사진=각사

삼성전자 서초사옥(왼쪽), 하이닉스 이천 본사. / 사진=각사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 반도체 메모리 HBM4(고대역폭메모리, 6세대) 제품 개발 경쟁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5세대 ‘HBM3E’ 제품에서 SK하이닉스에게 자존심을 구긴 삼성전자는 미세 공정 파운드리 등 올인원 강점을 앞세워 ‘빅 점프’를 노리고 있다. 현재 HBM 글로벌 점유율 1위 SK하이닉스는 초격차 전력에 고삐를 쥐며 역전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13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양사는 내년 차세대 HBM 제품인 HBM4 양산에 돌입한다. HBM은 메모리를 쌓아 올리는 기술(적층) 수준에 따라 세대를 구분한다. 현재까지 상용화는 5세대까지 이뤄진 상태다.

5세대 HBM3E은 SK하이닉스가 지난 3월 전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뒤 AI 반도체를 독점하는 엔비디아에 약 90%를 납품하는 등 주도권을 쥐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트랜스포스에 따르면 올해 출하량 기준 HBM 글로벌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약 53%로 1위를 차지할 것을 전망된다. 점유율 2위(42%) 삼성전자는 현재 엔비디아로부터 HBM3E(8단, 12단) 성능테스트가 진행 중으로 올해 하반기 양산을 시작할 전망이다.

메모리 시장에서 한 수 아래로 여겼던 SK하이닉스에게 자존심을 구긴 삼성전자는 HBM4 주도권 경쟁에서 한방 역전을 노린다는 방침이다.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 98% 독점하는 엔비디아가 2026년 신형 AI용 GPU ‘루빈’을 출시하는 만큼 공급량 확보에 빠르게 나선다는 구상이다. 에비디아는 루빈에 처음으로 HBM4를 탑재할 계획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HBM4가 기존 제품들보다 더 미세한 공정과 특정 부품, 설계 등이 필요한 만큼 삼성전자가 유리한 지점을 선점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HBM3E까지는 GPU 주변에 수평으로 HBM을 배열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HBM4부터는 GPU 위에 HBM을 수직으로 쌓아 연산 속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때 GPU와 HBM을 연결하는 필수 부품인 ‘로직다이’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역량이 반드시 필요하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유일하게 자체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 역량을 모두 갖춘 올인원 기업이다. SK하이닉스가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 TSMC에 위탁 생산을 맡기고 있는 만큼 원가 절감과 생산력, 고객 맞춤형 전략 등에서 강점이 있다는 의미다.

지난 5일 SK하이닉스 이천 본사를 찾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 사진=SK하이닉스

지난 5일 SK하이닉스 이천 본사를 찾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 사진=SK하이닉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지난달 31일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BM4는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며 “고객 맞춤형 HBM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커스텀 제품도 개발하는 증 고객사와 세부 스펙을 논의 중이며 공급 역량을 기반으로 적기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점유율을 기반으로 기술 초격차 전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투자 확대는 물론 조기 상용화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최첨단 D램 공장으로 건설 중인 이천 M16 공장 내 증설을 위한 장비 발주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공장에서는 차세대 HBM을 비롯해 다양한 AI 및 전자 기긱에 사용되는 범용 D램을 생산하고 있다.

이에 앞서 SK그룹은 지난 6월 AI 중심의 리밸런싱 선언과 함께 오는 2026년까지 약 80조원 규모의 재원을 추가로 확보해 향후 5년간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HBM 경쟁력 강화 등에 약 10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태원닫기최태원광고보고 기사보기 SK그룹 회장도 지난 4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6월 웨이저자 TSMC 회장과 연달아 회동하며 3자 동맹을 굳건히 했다. 또 이달 5일에는 SK하이닉스 본사인 이천캠퍼스를 찾아 HBM 생산라인을 둘러보는 등 구성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최태원 회장은 “SK하이닉스가 지금은 HBM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내년 6세대 HBM이 상용화되면 더욱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현재에 안주하면 안된다”며 “흔들림 없이 기술경쟁력 확보에 매진하고 차세대 제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6세대 HBM을 내년에 조기 상용화해 대한민국의 AI 반도체 리더십을 지키고 국가 경제에 기여하자”고 당부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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