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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도·방찬우 에이스토리 PD “AI 콘텐츠, 완성도 위한 새 접근 중 하나…선택은 결국 사람”

전자신문 조회수  

사진=에이스토리 제공

“AI를 활용하는 것도 완결성과 완성도를 지닌 작품을 위한 과정, 최종선택은 결국 사람의 몫” 이경도·방찬우 에이스토리 PD가 최근 AI버전 예고편 공개와 함께 제작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최근 서울 상암동 모처에서 이경도·방찬우 에이스토리 PD와 만나 콘텐츠 제작생태계 관련 인터뷰를 가졌다.

에이스토리는 설립 20주년을 맞이하는 콘텐츠 제작사로, K콘텐츠 첫 대표 격인 ‘킹덤’ 시리즈를 비롯,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모래에도 꽃이 핀다’, ‘크래시’ 등 화제의 드라마는 물론,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등을 제작하며 역량을 과시해왔다.

최근에는 ‘모자왕’, ‘악이 우글거리는 강가에서’ 등 차기작의 시놉시스를 녹인 AI 콘텐츠를 공개, 화제를 모으고 있다. AI 플랫폼을 통한 IP 활용도 다각화와 제작기술 다변화를 연구하는 동시에, 작가·PD 등 전문가들 중심의 제작생태계에 대중의 피드백을 능동적으로 반영하려는 시도로 비치며 주목받고 있다.

최근 서울 상암동 모처에서 이경도(오른쪽)·방찬우(왼쪽) 에이스토리 PD와 만나 콘텐츠 제작생태계 관련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에이스토리 제공)

이경도·방찬우 PD는 생성형 AI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연구 노력과 함께, 콘텐츠 업계의 동향들을 이야기했다.

-‘킹덤’·’우영우’·’SNL’·’모래꽃’·’크래시’ 등 매해 다양한 대표작들로 인정받는다. 시즌마다 주제가 있는지?

▲이경도 : 시즌별 주제가 존재하는 건 아니다. 글로벌 종합 콘텐츠 스튜디오로서 다양한 장르에 접근하려는 기본 방향성을 갖고 팀마다 기획하고 만들어내는 것이 그때그때 좋게 비친 것 같다.

-장르나 구성면에서 다양한 제작 실력을 보인다. 에이스토리만의 제작 방식은?

▲이경도 : 여느 제작사도 마찬가지겠지만, 평소 대표님께서 스토리와 작품의 질을 강조하시는 편이다. 그에 맞게 팀마다 최고 인력들을 갖추고 호흡한다.

사진=에이스토리 제공

-최근 유튜브를 통해 생성형 AI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배경은?

▲이경도 : 처음 SF물 기획을 위한 시놉시스를 시각화하는 와중에 이미지를 찾다 보니 직접 만드는 게 낫겠다 싶어서 발을 들인 것이 처음이다. 이후 AI 플랫폼들이 고도화되고 다양하게 나와서 적극적으로 만들게 됐다.

-‘모자왕’을 비롯한 생성형 AI 콘텐츠 6편, 구성은 어떻게 했나?

▲이경도 : 작품의 결을 보여주면서 기대감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대중들의 피드백도 받아보고 싶었다. 글로 표현하는 것보다 이미지나 영상을 통해 시각적으로 접근했을 때, 대중들에 더 와 닿으리라 생각했다. 제작하는 동안 매번 새롭게 등장하는 AI를 사용했는데 퀄리티가 불과 몇 주 사이에 눈에 띄게 좋아졌다. 정적인 느낌이 강한 ‘모자왕’ 영상부터 ‘우영우’·’크래시’ 등 기존 IP 리소스를 애니메이션화한 ‘우영우가 차연호와 만났을 때’, 최근 공개된 ‘악이 우글거리는 강가에서’까지 관련 플랫폼 발전상과 함께 콘텐츠 질감을 체감하실 수 있다.

모래에도 꽃이 핀다, 빅마우스, 유괴의날, 우영우 등 에이스토리 드라마 AI버전. (사진=에이스토리 제공)

-AI 애니 영상 조합과 ‘우영우가 차연호와 만났을 때’와의 영상 섬세도는 차이가 있다. 작업 간 기술 수준 체감은?

▲방찬우 : 회사의 여러 팀이 준비하고 있는 작품에 AI를 적용해보고 있는데,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보니 결과물 수준이 계속 높아져서 매번 놀랍다.

▲이경도 : 아직 AI만으로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어느 정도의 후작업을 거치면 꽤 수준 있는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AI가 발전함에 따라 보유한 IP를 활용한 2차 창작물을 만드는 등 다양한 기회가 열리리라 생각한다.

-빅마우스 뮤비의 경우, 무빙형 웹툰 등 OSMU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AI 기반의 콘텐츠 다각화 전략은?

▲방찬우 : 제작본부와 긴밀하게 협업하며, 전략기획본부와 자회사인 AIMC가 적극적으로 OSMU를 위한 다양한 기획을 하고 있다. 다만, 하나의 소재를 가지고 AI 콘텐츠와 드라마가 동시다발적으로 공개되는 것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이경도 : 다양한 방향성을 열어놓고 접근 중이다. AI가 발전하는 속도에 맞춰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물론, 좋은 스토리를 기반으로 높은 퀄리티는 기본이다.

빅마우스 뮤비 AI버전. (사진=에이스토리 제공)

-버추얼 휴먼 IP로의 개발가능성은?

▲이경도 : 회사에서 버츄얼 휴먼 IP에 대해 적극적으로 여러 전략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SF물 등 장르특성이 있는 캐릭터 형 버추얼 휴먼이 아닌 이상, 일정 수준 이상의 실사 형 버추얼 휴먼 IP의 개발은 협업이 필수적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콘텐츠 소비 추세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제작자 관점에서 어떻게 보나?

▲이경도 : 최근 시청자들은 회차확보를 위한 지지부진함 없이 짧지만, 완결성 있고 임팩트 있는 이야기를 원하는 것 같다. 이에 맞춰 굳이 상영 시간이나 회차를 길게 가져가는 것보다는 소재나 이야기에 맞춰 제작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숏츠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소재를 억지로 늘린 콘텐츠에서는 저도 금방 이탈하게 된다.

▲방찬우 : 이제는 원하는 시간대에 콘텐츠를 시청하고, 하이라이트 클립 등 시청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콘텐츠 소비도 달라졌다. 그에 맞게 방송국이나 제작사, OTT 간의 경쟁 구도도 심화된다. 그 사이에서 완성도와 몰입도는 기본,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차별화된 소재들을 찾는 게 관건이 됐다. 이에 덧붙여, 생성형 AI가 이런 차별화된 소재와 비주얼들을 대중들에게 보여줄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녀 감빵에 가다 AI버전 예고. (사진=에이스토리 제공)

-AI나 IT 기술과 콘텐츠의 접점은 어떻게 되리라 보는지?

▲이경도·방찬우 : 많은 분이 AI 대체성을 우려하지만, 실제 활용해보며 느끼는 것은 AI를 어떻게 인지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AI도 마법이 아니다. 외주를 맡기듯,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들을 AI에게 설명하고 선택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할 수 없던 것들을 더 많이 할 가능성은 있겠지만 결국 그만큼 활용하는 사람의 역량이 중요하리라 본다.

-드라마 영역에서도 등장한 숏콘텐츠, 어느 정도까지 이어질까?

▲방찬우 : 이미 숏폼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 일부가 가벼운 톤으로 이어지는 것들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짧은 분량을 놓고 드라마급의 완성도를 기대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지점이 있다.

관련 시도들이 거듭되면서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러한 결과물들이 계속 나오면 드라마와는 또 다른 콘텐츠로 규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악이 우글거리는 강가에서 AI버전 예고. (사진=에이스토리 제공)

-급변하는 콘텐츠 시장 속 에이스토리만의 경쟁력은?

▲이경도 : 좋은 소재를 파악하고 기획하는 전문적인 눈과 이를 토대로 한 좋은 작품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자신감이다. 또한, 수익적인 요소에 앞서 작품의 질과 수준을 강조하는 대표님의 지원 아래 모든 구성원이 소통하며 이뤄나가는 회사의 문화가 큰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

▲이경도·방찬우 : AI를 활용하는 것도 완결성과 완성도를 지닌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만들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 생각한다. 콘텐츠의 변화상만큼 제작에서의 접근법도 다양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다양하고 재밌는 콘텐츠로 글로벌 대중과 소통하기 위한 시도들을 꾸준히 해나갈 것이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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