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애플 아이폰을 들고 바다에서 수상스키를 탔다가 스피커에 물이 들어갔다. 급한대로 스마트폰 물기 제거 앱(애플리케이션)을 사용했지만 고장을 막을 수 없었다. 김씨는 “스마트워치에 있는 방수 기능이 스마트폰에는 없었다”면서 “물기 제거 앱을 사용해봤지만 효과가 없어 아쉬웠다”라고 했다.
올 여름 침수로 인한 스마트폰 고장 사례가 늘면서 ‘워터락’ 앱이 주목받고 있다. 워터락은 물 속에 스마트폰 단말기를 들고 들어갔을 때 의도하지 않은 터치와 입력을 차단하는 동시에 기기 스스로 스피커를 통해 물기를 배출하는 기능이다. 애플워치와 갤럭시워치와 같은 스마트워치에는 워터락 기능이 기본 탑재돼 있지만, 아이폰과 갤럭시 스마트폰에는 관련 기능이 없다.
일부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이 침수됐을 경우 워터락 앱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하지만, 스마트폰 구조상 실제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워터락 앱은 10여종에 달한다. 소닉, 클리어 웨이브 등이 대표적이다. 워터락 앱은 방수 기능 역할을 하면서 기기에 들어간 물을 외부로 빼주는 역할을 한다. 충전 단자와 스피커 등으로 들어온 물을 밖으로 빼내기 위해 고주파의 소리를 내 물을 내보내는 원리다. 사용자들은 주파수를 직접 조절해 물을 배출하는 세기를 조절할 수 있다.
워터락 앱의 소비자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소닉과 클리어 웨이브의 평점은 5점 만점에 4점 이상이다. 한 워터락 앱 이용자는 “변기에 스마트폰을 빠뜨리고 통화음이 들리질 않아 앱을 사용해봤는데, 2분 만에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워터락 앱의 실제 효과에 의문을 나타낸다. 스마트폰은 스마트워치와 달리 공기가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내부 밀집도가 높아 워터락 기능을 써도 효과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워치는 경량화가 중요해 부품과 배터리 크기가 작아 상대적으로 내부 공간에 여유가 있고 내부공기 순환이 유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이 얕은 물에 빠져 외부 스피커에 물이 들어갔을 때는 앱이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수영장 등 수심이 깊은 곳에 빠져 제품 안 쪽까지 물이 들어찼을 때는 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스마트폰 내 워터락 기능에 대한 소비자 요구는 커지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칸타 리서치의 설문조사(4개국 5400명 대상)에 따르면 응답자의 74%가 스마트폰의 개선된 방수 기능이 필수적(36%)이거나 중요하다(38%)고 답했다. 스마트폰이 침수될 것을 불안해 한다는 비율이 30%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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