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라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로 인해 소비자의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알 권리 보장의 필요성이 증대된 가운데, 한 벤츠 전기차 차주의 글이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5일 자신을 벤츠 EQE 차주라고 밝힌 A씨는 ‘EQE 패러시스 배터리?? 너무 화나네요’라는 제목의 글을 한 커뮤니티에 올렸다.
A씨는 “EQS를 타다가 사정상 EQE로 바꿨다. 1년 전 EQS를 약 1,500만 원 할인 받아 구매했고, 만족스러운 주행 경험을 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사정상 EQE 350 4MATIC 패키지로 바꾸게 되었고, 할인된 가격에 만족하며 잘 운행 중이었다. EQE의 배터리가 신뢰할 수 있는 CATL 제품일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LG, SK, SDI와 같은 대형 제조사의 배터리였으면 더 좋았겠지만, CATL 정도의 규모면 믿을 만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자신이 구매한 차량의 배터리가 한국산이 아니더라도 중국 1위 업체인 CATL 정도면 만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인천 청라주차장 화재의 원인이 된 벤츠 EQE 차량의 배터리가 전혀 들어본 적 없는 ‘패러시스’라는 제조사의 제품임을 알게 되었고 A씨는 큰 충격을 받았다.
A씨는 “과연 이러한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할인 가격을 감안하더라도 구매했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라며 “배터리는 전기차의 심장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데, 아무도 모르는 제조사의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를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특히 한국처럼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이 많이 팔리는 곳에서 이런 대담한 사기극을 벌이다니, 한국 고객을 우습게 보는 태도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전기차 배터리 정보 공개 방안 추진되나?
한편, 차주들이 자신들의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요구하자,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 정보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전기차 제조사들이 배터리 제조사를 차량 제원 안내에 포함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8일 밝혔다.
현재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배터리 제조사나 제품명 등 상세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은 언론 보도나 제조사에 직접 문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제조사는 소비자 문의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소비자에게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방침을 정했거나 추진 중이다. 유럽연합(EU)은 2026년부터 전기차 제조사들이 소비자에게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하도록 했으며, 미국 일부 주도 배터리 정보 제공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부는 배터리 정보 공개를 둘러싼 다양한 쟁점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신중하게 검토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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