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인해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산 배터리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0일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 원인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문제가 된 벤츠 EQE의 배터리 셀이 중국 ‘파라시스 에너지’의 제품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고 차량에 탑재된 파라시스 배터리가 미국과 중국 등에서 화재 위험으로 리콜된 이력이 있어 품질 불량이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차량에는 중국 업체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었는데, 중국의 삼원계 배터리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파라시스의 글로벌 배터리 출하량은 2.6GWh로 전년 동기 대비 138.5% 증가하여 세계 8위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배터리의 고질적인 안정성 문제가 이번 사고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2021년 3월 중국 국영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은 파라시스 배터리에 대해 화재 가능성을 이유로 전기차 3만여 대를 리콜한 바 있다.
중국이 삼원계 배터리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글로벌 1위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CATL도 2022년 중반에야 삼원계 배터리를 추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LFP 배터리는 어느 정도 검증되었지만, NCM·NCA 배터리는 후발주자로서 기술력이나 안정성에 의문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이번 화재 사고를 주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자동차 업계는 이번 사고가 국내 전기차 수요에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8만61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4%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배터리 불량으로 인한 화재는 전기차에 대한 공포심을 조장해 수요 감소를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삼원계 배터리에서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기술력을 가진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배터리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벤츠 EQE 전기차 출시 당시 값싼 중국산 배터리셀이 탑재된다는 사실에 불만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라며 “이번 화재로 불안이 현실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동안 벤츠는 벤츠 EQA와 EQB 등 소형 SUV 차량 중심으로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소규모로 사용해 왔다.
하지만 이번 화재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벤츠가 그동안 배터리 공급사 우선순위 밖 이었던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한국산 배터리를 공급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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