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구균 백신 박스뉴반스가 올해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포함돼 접종이 본격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혈청원수 대비 면역원성에 대한 중요도를 강조하면서 해당 백신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혈청형 개수가 많을수록 면역원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존재하지만 박스뉴반스가 기존 백신 대비 높은 면역원성을 보인다는 데이터가 공개되면서, 전문가들은 해당 백신이 국내 폐렴구균 백신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한국MSD는 6일 ‘폐렴구균 백신 시장 대변화 시기, 백신 선택 기준과 박스뉴반스의 임상적 가치 조망’이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WHO가 제시한 면역원성과 자사 백신의 유효성을 증명하는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강현미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연자로 나와 국내외 소아 폐렴구균성 질환 현황과 폐렴구균 백신 선택 기준인 ‘면역원성’의 중요성에 대해 소개했다.
폐렴구균은 재채기나 기침 등 비말이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며 균혈증을 동반하지 않은 폐렴, 급성 중이염, 부비동염 등 비침습성 폐렴구균 질환(NIPD)과 균혈증을 동반한 폐렴, 뇌수막염 등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PD)으로 나타난다.
소아는 NIPD 발생률이 더 높으며, IPD는 비교적 발생률은 낮지만 치명률이 높다는 특징을 갖는다. 2023년 기준 폐렴구균성 폐렴으로 진료 받은 국내 환자 중 약 50%는 5세 미만의 소아였다.
또 폐렴구균은 소아의 80%이상에서 발병하는 국소 감염인 세균성 중이염의 중요 원인이다. 이처럼 폐렴구균성 질환은 소아에서 발병 위험이 높은 질환 중 하나다.
폐렴구균성 질환은 소아에서 질병 부담도 높다. 폐렴구균성 수막염에 걸린 어린이의 5~15%는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사망하지 않더라도 신경학적 후유증이 흔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발병 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IPD는 1세 미만 소아에서 발병률이 높다. 5세 미만 소아에서 발생하는 전체 IPD 사례의 절반이 생후 첫 해에 발생하며, 특히 폐렴구균성 뇌수막염의 경우 3분의 2가 생후 첫해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생애 첫 폐렴구균 백신은 침습성 질환 등을 더욱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옵션으로 고려돼야 한다.
MSD가 개발한 박스뉴반스는 생후 6주 이상 전 연령에서 총 15가지 폐렴구균 혈청형(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22F, 23F 및 33F)으로 인해 생기는 침습적 질환 및 폐렴 등의 예방에 사용된다.
조재용 한국MSD 백신 사업부 전무는 “MSD의 40년 폐렴구균 백신 개발 노하우가 집약된 박스뉴반스는 13년 만의 새로운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이다”며 “기존 13가 백신과 공유하는 13개 혈청형에 침습적 폐렴구균성 질환의 원인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혈청형을 추가해 예방 범위를 넓혔다”고 설명했다.
박스뉴반스는 올해 4월 NIP에 포함돼 전국 병·의원에서 무료 접종이 가능하다. NIP 접종 대상은 생후 5세 미만 영아와 12세 이하 소아청소년으로 아직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을 접종하기 전이거나, 접종을 시작했지만 스케줄을 완료하지 않은 소아 등도 모두 포함된다.
강현미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1세 미만에서 IPD는 국내외 모두 꾸준히 발생하며, 다른 연령대 어린이 대비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며 “13가 백신 도입 이후 IPD 발생률은 크게 감소했지만, NVT IPD 발생률은 큰 감소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외의 경우 IPD 주요 원인 혈청형은 3, 22F, 33F였으며, 국내외 모두 NVT IPD 발생이 13가 백신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즉, 박스뉴반스는 기존 백신 대비 최근 폐렴구균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혈청형을 담당해 면역 범위가 높다는 특징을 갖는다. 나아가 박스뉴반스는 WHO가 제시한 면역원성 표준에도 부합한 백신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초반부터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이 새로 개발되면서 항체 유도 및 형성에 대한 양적, 질적 평가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이에 WHO는 폐렴구균 백신의 면역원성 검사법을 표준화한 권고안을 제시했다. WHO는 혈청형별 면역원성 기준으로 ‘IgG concentration 0.35 μg/mL 이상’을 제시했다.
강 교수는 “박스뉴반스는 새로운 2가지 혈청형을 추가했음에도 백신에 포함된 15개 혈청형 모두에서 WHO가 제시하고 있는 면역원성 기준치 0.35 μg/mL를 충족한 개별 면역원성을 확보했다”며 “이는 일반적으로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에서 혈청형 개수가 많아질수록 면역원성이 떨어지는 경향을 벗어난 결과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스뉴반스는 국내 영·유아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도 면역원성 및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다. 1차 면역원성 평가지표에서 15가지 혈청형 모두에 대해 3가지 접종 이후 0.35 μg/mL 이상으로 나타난 대상자 비율이 95% 이상으로 확인됐다.
약물 이상반응은 경증 및 중등증으로 확인됐으며, 백신과 관련된 심각한 이상반응(SAE)는 보고되지 않았다.
강 교수는 “박스뉴반스에 추가된 혈청형 22F와 33F는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주요 IPD 유발 혈청형이자 높은 항생제 내성을 보이는 혈청형이다”며 “한국은 전 세계에서 항생제 내성률이 높은 국가이며 최근에는 코로나19로 항생제 사용 증가로 항생제 내성이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두 혈청형으로 인한 폐렴구균 감염 예방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조재용 한국MSD 전무는 “박스뉴반스는 15개 모든 혈청원성에서 면역원성이 확인돼 우월한 효능을 보인 백신이다”며 “소아무료대상 백신으로서 국내 영유아 폐렴구균 예방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MSD는 앞으로 원활한 박스뉴반스 공급을 통해 국내 미해결 감염자를 줄여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