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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감염병 유행 비상…코로나19·수족구·말라리아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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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휴가철에 돌입하면서 전 국민의 이동량이 증가한 가운데 다양한 감염병 유행도 함께 찾아와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영유아부터 고령자까지 다양한 연령대에 치명적인 질환을 일으키는 감염병인 만큼 타 지역으로 이동시 방역에 철저히 신경을 쓰고 위생관리를 습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 가운데 감염병 유행이 함께 찾아와 개인 위상관리에 주의가 당부된다. / 뉴스1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 가운데 감염병 유행이 함께 찾아와 개인 위상관리에 주의가 당부된다. / 뉴스1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감염병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관계 당국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감염병 예방수칙 준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먼저 코로나19의 경우 6월 4주부터 최근 4주 동안 병원급 입원 환자 수가 5.1배 증가했다. 입원 환자는 대다수가 고령층으로, 올 들어 입원한 환자 중 65세 이상이 64.8%를 차지했다.

바이러스 검출률도 6월 4주 7.4%에서 7월 3주 24.6%로 증가해 4주간 17.2%포인트 증가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오미크론 세부 계통인 KP.3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 중인데 당국은 해당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세종이었던 JN.1의 검출률은 6월 59.3%에서 지난달 19.5%로 약 40%포인트 감소하고, 새로운 변이인 KP.3의 비중이 39.8%로 6월(12.1%)대비 27.78%포인트 증가했다.

홍정익 질병관리청 감염병정책국장은 “현재 코로나19, 백일해, 수족구 등 다양한 감염병이 유행하고 있다”며 “다만 우리나라보다 먼저 KP.3가 유행한 미국, 영국, 일본에서도 코로나19 발생 증가는 보고되고 있지만 전반적인 상황은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방역당국은 KP.3 변이 바이러스의 상위 계열인 JN.1에 대한 백신 접종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접종했던 백신은 XBB.1.5에 예방효과가 있던 백신으로, 이번 하반기부터 KP.3 또는 KP.2까지도 예방 가능한 JN.1 대응 백신을 공급해 대규모 유행을 막겠다는 전략이다.

영유아의 입 안에 물집과 궤양, 손발에 수포성 발진을 일으키는 수족구병도 기승이다. 수족구병은 심한 경우 뇌간 뇌척수염, 심근염 등 중증 합병증을 유발해 사망까지 이르게 된다.

최근 질병관리청이 수족구병 표본감시를 시행한 결과, 29주(7월 14~20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의심환자 수(의사환자분율)는 56.8명으로 두 달 전인 21주 14명에 비해 4배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족구병 발생 연령은 18세 이하가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0~6세 사이에서 최근 10년 내 최다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질병청은 과거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2019년보다도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긴급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영유아 사이에서 수족구병이 유행하며 소아청소년과가 북새통이다. / 뉴스1
영유아 사이에서 수족구병이 유행하며 소아청소년과가 북새통이다. / 뉴스1

수족구병은 기온이 높아지는 6~7월 사이에 많이 발생하며, 올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에서도 환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문제는 수족구병은 주로 콕사키 바이러스와 엔테로바이러스 71형에 의해 발병하는 질환으로 백신이 없다. 또 이전에 수족구병에 걸렸어도 또 걸릴 수 있어 유행 시기 때마다 주의가 필요하다.

주요 감염경로는 손 등을 통한 분변-구강 감염, 환자의 침, 가래, 콧물 등 호흡기 분비물을 통한 비말 감염이 많아 집단생활을 많이 하는 영유아는 부모를 통해 위생관리가 이뤄져야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

동시에 백해일도 7~19세 학령기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당국은 올해가 최근 유행했던 2018년도 발생 대비 15배 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백해일은 다른 감염병에 비해 증상이 비교적 가볍지만 1세 미만 환자는 위험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1세 미만의 영아 감염 예방을 위해 2개월, 4개월, 6개월의 적기 접종과 동시에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11~12세 6차 접종도 독려하는 한편, 임신부 접종도 권장하고 있다.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오면서 말라리아도 찾아왔다. 방역당국은 올해 연말까지 국내 말라리아 환자가 500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질병청이 1월부터 7월까지 확인한 국내 말라리아 환자 수는 총 387명이다. 특히 지난달 서울시 양천구·강서구에는 말라리아 경보까지 발령됐다.

당국은 야외 활동이 잦은 여름 휴가철에 말라리아 매개 모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삼일열 원충에 감염된 얼룩날개모기류 암컷에 의해 전파되는 삼일열 말라리아다. 말라리아에 걸리면 고열, 오한, 무기력증 등 감기와 유사한 증세가 3일 간격으로 나타나지만, 다행히 열대지방의 열대열 말라리아와 달리 치사율은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말라리아는 백신이 없기 때문에 예방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말라리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엔 임산부나 유아 청소년의 야외 활동에 주의가 당부되며, 모기가 잘 무는 저녁부터 새벽까진 외출을 자제하는 게 좋다.

질병청 관계자는 “폭염이 지속될수록 에어컨을 튼 실내 공간에 오래 머무는 경우가 많아 호흡기 감염병에 취약할 수 있으며, 단체 이동도 많아 질병에 감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대부분의 감염병이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할 시 유의미하게 방어되기 때문에 노약자이거나 만성질환이 있는 분은 마스크 착용, 실내 환기, 청결 유지 등을 실천해야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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