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2위 시장인 인도에서 중국 제조사의 맹공에 고전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샤오미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점유율 선두였던 삼성전자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제조사가 중저가 제품 수요가 주류인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다양한 제품을 쏟아내기 시작하며 삼성을 3위로 밀어냈다.
◇ 샤오미·비보, 중저가형 제품 내세워 印 시장서 1·2위 올라
2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18.1%의 점유율로 3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8.4%로 1위였지만, 1년 만에 두 계단 하락하게 됐다. 같은 기간 샤오미는 3.9%P(포인트) 늘어난 점유율 18.9%로 두 계단 상승해 선두에 올랐고, 비보는 1.4%P 늘어난 18.8%의 점유율로 2위를 유지했다.
중국 제조사는 삼성전자보다 가성비가 좋은 스마트폰을 앞세워 인도 시장에서 영토를 넓히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 1월 32만원대 ‘홍미 노트 13 프로’를 인도에 처음 출시했다. 지난 6월에는 레드, 그린 등 다양한 색상을 추가해 소비자를 유인하고 있다. 홍미 노트 13 프로는 2억 화소 카메라를 장착해 고화질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5000mAh(밀리암페어) 수준의 고용량 배터리에 퀄컴의 스냅드래곤 7s 2세대 프로세서도 적용돼 있어 높은 사양의 게임도 할 수 있다.
샤오미가 지난 6월 인도에 출시한 70만원대 스마트폰 ‘샤오미 14 시비’는 5000만 화소의 메인 카메라를 포함한 세 개의 후면 카메라가 탑재돼 있다. 6.55인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와 스냅드래곤 8s 3세대 프로세서도 적용돼 게임, 멀티태스킹도 무리 없이 가능하다. 비보는 30만원대인 스마트폰 V30 시리즈를 출시해 인도 시장 판매량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6400만 화소 카메라에 6.44인치 AMLOED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있다. 4500mAh 고용량 배터리도 장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인도 시장에 30만원대 스마트폰 갤럭시 M15를 출시했다. 5000만 화소의 메인 카메라와 미디어텍의 디멘시티 6100+ 프로세서가 적용돼 있다. 비슷한 가격대인 홍미 노트 13 프로에 비해 카메라, 프로세서 성능이 뒤처진다.
◇ 印서 궁지 몰린 삼성, 3분기 10~30만원대 저가형 폰으로 中에 응수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스마트폰이 많이 출하되는 국가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2억7130만대로 세계 1위였고, 인도가 1억4600만대로 뒤를 이었다. 올해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규모도 전년 대비 15% 커지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인도 시장 공략에 주력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오는 3분기에 인도 시장에 다양한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1위 탈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32만원의 가격에 6000mAh 대용량 배터리와 5000만 화소 후면 카메라가 탑재된 갤럭시 M55s를 조만간 인도 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5000mAh 배터리에 15W(와트) 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13만원대 저가형 스마트폰 ‘갤럭시 A06′ 출시도 앞두고 있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24 등을 앞세워 고가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집중한 사이, 중국 제조사가 중저가 제품을 쏟아내 인도 시장을 빠르게 점유하고 있다”며 “매출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인도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더라도, 출하량을 대폭 늘려 현지 소비자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하고 있는 중국 제조사들에게 점차 밀릴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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