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더 기아 EV3(이하 EV3)’는 6월 국내 출시 이후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대표 모델로 초반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플랫폼 ‘E-GMP’에 기반한 첫 번째 보급형 전기차 모델이다. EV3는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가 500㎞로, 동급 전기차 모델을 압도한다. 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 등 하이테크 신기술을 바탕으로 사전계약만 1만대를 넘어서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서울 성수구 갤러리아 포레에서 강원도 속초 롯데리조트까지 200㎞ 구간에서 국내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EV3를 타봤다.
외관은 기아 대형 플래그십 SUV ‘EV9’의 강인한 이미지가 느껴진다. EV9의 볼륨감 있는 외관 디자인을 가져오며, 존재감을 강조했다. 가로로 길게 뻗은 헤드램프와 기아의 최신 패밀리룩을 적용하며 미래 지향적 분위기를 제공한다. 후면은 균형감을 강조했다. 곡선형 디자인 리어 램프는 스포티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전기차 공기 역학적 구조를 고려해 설계됐다.
차체 크기는 전장 4300㎜, 전폭 1850㎜, 전고 1560㎜, 휠베이스(축간거리) 2680㎜다. 소형 SUV 평균 대비 전장과 전고, 휠베이스를 늘리고,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는 현대차 소형 SUV ‘코나 일렉트릭’보다 축간거리를 넓히면서 넉넉한 실내 공간을 완성했다. 트렁크는 용량은 460리터(ℓ)이고 2단 러기지 보드와 러기지 언더 트레이를 사용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차량 내부 센터페시아에 자리한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눈길을 끈다. 고성능차에 달릴법한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 음악 재생, 날씨 정보 등 화면에 동시에 띄울 수 있을 만큼 직관적이면서 넉넉한 크기다. 1열 좌석에 센터콘솔은 테이블로 업무공간이나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패드, 컵홀더, USB 포트 등 다양한 수납공간으로도 활용 가능해 실용성을 극대화했다.
젊은 소비자를 주요 타깃으로 하는 차량인 만큼 감성적 부분도 심혈을 기울였다. 하만 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해 음악 소리가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전기차 충전 시간 게임과 같은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젊은층을 위한 재미있는 요소라고 느껴졌다.
주행을 시작하면 앞 유리창에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한눈에 들어온다. 전방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다양한 정보를 인지할 수 있는 요소로 속도는 물론 길 안내까지 보여준다. 시승이 초행길이었지만, 목적지까지 가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주행 성능은 인상적이었다. 기존 모델보다 개선한 ‘아이페달 3.0’이 인상적이었다. 아이페달 3.0은 페달 조작만으로 가·감속, 정차가 가능한 기능으로 모든 회생 제동 단계에서 작동할 수 있다. 스티어링휠 좌측의 페들 시프트를 1초 이상 당기면 켜고 끌 수 있다. 전기차를 처음 운전하는 사람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전기차 특유의 회생 제동으로 인한 울컥거림도 이전보다 크게 줄었다. 후진이 필요한 주차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음성 비서 기능에 생성형 인공지능(AI)를 접목한 ‘기아 AI 어시스턴트’는 흥미로웠다. 운전 가운데 헤이 기아를 외치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운전 중 별도로 화면을 터치하거나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돼 편리함은 물론이고 안전도 제공한다.
가격 대비 다양한 주행 보조 기능은 EV3 최대 매력이다. 전방 충돌방지보조와 후측방 충돌방지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후측방 모니터, 운전자 주의 경고,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보조2, 고속도로 주행보조2, 하이빔 보조기능이 편안하고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시승을 통해 살펴본 기아 EV3는 전기 SUV 상품성을 극대화한 점이 돋보였다. 주행 거리를 크게 늘리면서 보급형 전기차를 넘어 고성능 소형 SUV라고 해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시승을 마친 이후 EV3 주행 가능 거리는 320㎞였고, 배터리 잔량은 60%였다. 출발 직전 배터리 잔량은 95%였다. 에어컨을 2단계로 틀고 각종 주행보조 기능을 켜고 200㎞를 달린 상태였다. EV3에 동급 최대 수준 81.4㎾h 삼원계 배터리가 탑재됐다.
EV3 판매 가격은 전기차 세제 혜택 적용 전 기준 스탠다드 모델 △에어 4208만원 △어스 4571만원 롱레인지 모델 △GT라인 4666만원 △에어 4650만원와 △어스 5013만원 △GT라인 5108만원이다. 지역별 스탠다드는 705~1542만원, 롱레인지는 765~1674만원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기아 EV3는 3000만원대 구매도 가능하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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