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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가 막을 내리며 폐기 수순을 밟게 된 AI 기본법이 다시금 발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속히 법안을 마련하되, 빠르게 변화하는 AI 산업에 따라 법을 계속 수정해나가야 하며 EU 등 해외 AI 법을 참고하더라도 우리나라에 맞는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1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AI 기본법 방향성 모색 및 제언을 위한 국회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는 AI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춰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인공지능 기술 활용을 위한 규제와 기준을 설정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영상으로 축사를 대신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국제사회는 안전한 AI 개발 및 활용을 위해 각국의 여건을 고려한 규범 체계를 정립하려고 시도 중”이라며 “우리나라도 현재 6개의 법안이 발의돼 있지만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고 악용 사례가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어 한 번에 모든 내용을 망라하는 AI 기본법안을 제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AI 산업진흥과 규제에 대한 큰 방향성을 조속히 제시해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법을 시행해나가며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이를 단계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연내에 ai 기본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뒤이어 발표를 진행한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센터 소장은 “최근 AI는 기업 간의 경쟁이 아니라 국가 대항전이다. 국가 안보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클라우드, AI 개발 기업, AI 활용 기업 등 생태계를 키울 수 있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 소장은 또 “투 트랙 체계로 AI 진행에 대한 법안과 규제 법안을 따로 만들어가야 한다. 현재 나와 있는 법 초안에는 현재 우리나라와 글로벌 AI 산업 환경이 잘 반영돼 있지 않다”며 “법안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뿐 아니라 시민단체의 의견도 수렴해야 해 시간이 걸리는데, 기술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른 상황이다. 현재 산업 분야에서 AI 활용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므로 산업 분야 지원책을 법적 근거로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AI 기본법이 2022년 12월 발의된 후 1년 반이나 국회에 계류되다 21대 국회가 막을 내리며 결국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현재 22회 국회에서 AI 기본법 6건이 다시 발의된 상황이다. 남철기 과기정통부 인공지능 정책과장은 “21대 국회에서 AI 기본법 소위 의결 후 시민단체와 인권위가 AI 법안 규제 수준의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며 “이에 과기부는 시민단체 의견과 해외 동향을 고려해 우선허용, 사후규제 원칙을 삭제하는 등 수정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계획에 대해 “현재 고위험 AI로 분류하는 영역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기 때문에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작 중이며 AI 한국 안전연구소 설립 계획도 있다”며 “이외에도 입법 추진, 거버넌스 확립, 지원체계 구축을 통해 AI 개발 및 활용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배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이사장도 “AI 학습용 데이터의 무단 수집 문제를 포함해 각종 인공지능 윤리 문제가 있는데, 이같은 문제는 결국 법적 규제가 없어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구글은 언론사의 데이터를 무단 학습해 프랑스 정부는 구글에 3600억원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처럼 AI 기본법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법안을 마련하되, 끊임없이 수정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철기 정책과장은 “기업들은 현재 문제가 되지 않는 AI 서비스들이 법 제정 이후 제재를 받게 될까봐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EU 법은 EU에 맞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꼭 이를 따를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법을 만드는 게 중요하며, EU의 법은 단순 참고사항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주 중앙대 교수도 “법안 제정이 한 번에 완벽하게 될 수는 없으므로 끊임없이 수정, 보완해야 한다”며 “AI 기술이 가지고 있는 불확실성과 빠른 발전 가능성 때문에 불안감이 생길 수밖에 없지만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까지 규제를 하는 것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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