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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신번호 변작 주의보]〈하〉진화하는 ‘가짜 010’ 번호….수시로 감시해야

전자신문 조회수  

“통신 중계기 관리 알바 구합니다.” “인터넷 모니터링 부업 해보세요.”

인터넷을 통한 구직 활동 중 한 번쯤은 만날 수 있는 문구다. 간단한 통신장비 관리만으로 월 20만원가량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이 문구는 주의가 필요하다. 대부분 보이스피싱을 위한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 관리인을 모집하기 위한 것으로 자칫 범죄 가담의 늪에 빠질 수도 있다. 포털 사이트에 ‘발신번호 변작’을 검색하면 ‘보이스피싱 중계기 알바 연루 피해자 상담’과 같은 법률 상담 서비스가 다수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처럼 발신번호 변작은 보이스피싱 이외에도 다양한 사회 부작용을 양산한다. 아르바이트생은 본인이 어떤 장비를 관리했는지도 모른 채 범죄자가 되고, 변작 중계기를 시용하는 통신사업자의 말만 믿고 콜센터를 구축한 기업은 한순간에 범죄 연루와 함께 서비스 중단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적은 비용으로 010 번호 상담이 가능하다는 이점만 보기에는 회사의 존망 여부가 바뀔 수 있는 큰 사안이다.

발신번호 변작 행태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사내 교환기와 변작 중계기로 070 전화를 010으로 발신하는 방식에 대한 불법 인식이 퍼지자 070이 아닌 내선번호를 사내 교환기와 연동해 작동하는 변형된 형태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도 다른 번호를 ‘010’으로 바꿔 발신하는 것은 모두가 불법이다.

예외 조항이 있지만 이는 ‘수신인의 편의’가 가장 우선시돼야 하는 것으로 전화 연결률 등 ‘발신인의 편의’가 우선된 사안은 포함되지 않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거짓으로 표시된 전화번호로 인한 이용자의 피해 예방 등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발신번호 변경을 허용하는 경우는 시내전화 및 인터넷전화 간에만 가능하다. 이는 실제 010 이동통신단말기를 개통했더라도 070이나 유선전화 번호 변작을 통해 개통한 010 번호로 발신하면 법에 저촉됨을 의미한다.

수법이 다양해지면서 기업과 소비자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변작 중계기를 쓰는 사업자 대다수가 해당 시스템이 불법임을 알리지 않는다. 오히려 과거와 방식이 달라졌다며 위법 소지가 없다는 식으로 영업한다. 콜센터 시스템을 구축하려다 변작 중계기의 위법성을 나중에 파악하고, 부랴부랴 사업을 연기한 사례도 있다. 콜센터 시스템 사업자 선정에서 비용보다는 합법적인 장비를 사용하는지를 우선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발신번호 변작을 뿌리 뽑으려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변작 중계기로 010번호의 잦은 번호 변경과 영리 목적 활용이 이어진다면 010번호 자원이 빠르게 고갈될 수도 있다. 이는 합법적인 010번호 영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에게도 피해가 될 수 있다. 기업은 자사 콜센터 시스템에 변작 중계기 사용 여부를 자체 감사하고, 소비자들은 010 상담 전화에 대해 합법적인 접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발신번호 거짓표시 신고센터의 번호도용 문자차단 서비스 안내 배너

의심 가는 010 번호에 대해서는 바로 신고 조치를 해야 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홈페이지를 통해 발신번호 거짓표시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KISA는 센터에 신고 접수된 발신번호를 추적해 변작 등 거짓표시 여부를 확인하고 해당 회선을 이용 중지하는 조치를 취한다.

또한 신고센터 페이지에서 QR배너를 통해 이동통신3사의 ‘번호도용 문자차단 서비스’를 바로 신청할 수도 있다. 해당 서비스는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010 번호가 불법도용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으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동통신단말기가 아닌 다른 방법을 이용해 010번호로 변작 발신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라며 “발신번호 변작은 경찰청 등 다른 기관들과 수시 단속하는 상황으로 콜센터 등 기업에서의 사용 여부도 정기적으로 체크해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

전자신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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