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회원국 전역에 기가급인프라를 확산하는 ‘기가비트인프라법(GIA)’를 통과시킨데 이어, 안정적 디지털산업 발전을 위한 ‘디지털네트워크법(DNA)’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EU는 2015년 디지털단일마켓 전략을 내놓은 이후 10여년 동안 발전시키며 구체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디지털 인프라를 위한 ‘마스터플랜’에 대해 고민할 필요성이 높아진다.
3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EC)는 기가비트인프라법을 지난 5월부터 부분 시행에 돌입한 데 이어 2025년까지 법안을 완전히 가동할 계획이다.
기가비트인프라법은 유럽 전역에 5세대(5G) 이동통신과 10기가 인터넷 등 기가급 유무선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특별법이다. 2030년까지 모든 지역 인구가 기가급 연결에 접속하고, 기업의 75%가 클라우드 또는 인공지능(AI)에 원활하게 연결하도록 디지털전환을 목표로 한다.
법안은 구체적으로 신축 건물 등에 광대역 인프라를 활성화하도록 장려하고, EU 차원 재정 투입 근거를 마련한다. 전신주·관로 등 인프라를 공동사용하고, 통신사가 공공 사업을 위해 광케이블을 구축할 경우 각종 규제를 해소하고 행정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EU는 또다른 인프라 활성화 법안인 디지털네트워크법도 본격 추진할 태세다. 법안은 통신 규제와 제도 차원에서 디지털 단일시장 구축을 목적으로 생태계 활성화 방안을 담았다. 불필요한 통신규제를 완화하고, 주파수 관리체계를 합리화한다. 특히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이 인프라 투자에 기여할 수 있도록 망 이용대가 분쟁을 해소하는 장치도 마련하기 위해 산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EU는 디지털네트워크법에 대한 의견수렴을 진행해왔다. 지난달 유럽 의회 선거에서 법안을 추진해온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법안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은 2015년 디지털단일시장 전략을 발표한 이후, 2020년 유럽 디지털미래 전략, 2021년 디지털 나침반, 2024년 디지털연결성 패키지 전략 등으로 마스터플랜을 발전시키며 법안으로 구체화해 왔다. 이같은 전략에는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한 디지털 전환의 핵심 인프라로서 초연결 네트워크의 가치를 높이고, 유럽이 인프라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밑바탕이 됐다.
통신사 관계자는 “유럽의 동향을 보면 AI를 추진하는데 있어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체계적인 로드맵을 산업계에 제시하고 있다”며 “한국도 인프라 활성화와 투자활성화를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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