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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무교환 오일 정말일까?…정비업계 “세상에 무교환 오일은 없어” 

IT조선 조회수  

BMW가 주장하는 ‘무교환 오일’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BMW를 비롯한 일부 완성차 제조사는 변속기 오일, 디퍼렌셜 오일, 트랜스퍼 케이스 오일을 교환 없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른바 ‘무교환 오일’이다.  

‘무교환 오일’과 관련해 정비업계와 제조사 간 의견이 나뉘고 있다. / BMW 코리아
‘무교환 오일’과 관련해 정비업계와 제조사 간 의견이 나뉘고 있다. / BMW 코리아

하지만 무교환 오일이라는 말만 믿고 차량을 관리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BMW의 중형 SUV를 구입한 A씨는 제조사 서비스센터의 설명에 따라 트랜스퍼 케이스 오일 교환을 하지 않아 차량에 문제가 생기는 상황이 발생했다. 

해당 차량의 문제는 트랜스퍼 케이스 오일을 교환하지 않아 내부 부품이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리를 진행한 정비 업체는 트랜스퍼 케이스 내부에 있던 오일은 쇳가루와 열화 등으로 인해 오염도가 상당히 높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3000킬로미터(㎞)를 주행한 BMW 3시리즈의 경우에도 디퍼렌셜 오일에 다량의 쇳가루를 포함되어 있는 것이 확인되는 사례가 있었다.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서 정비업계는 제조사의 무교환 오일 홍보에 대해 지적했다. 오일 관리 부재로 인해 차량의 문제 발생 가능성이 높으며 수리 진행 시 모든 부담은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교환이 필요하지 않은 오일은 존재하지 않다는게 정비업계의 의견이다. 정비업계는 자동차에 필요한 모든 오일, 냉각수 등은 주행 환경에 따라 교환 주기 차이가 있지만 필수적으로 교환해야 하는 소모품에 해당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제조사가 교환이 필요 없다고 홍보하는 미션 오일의 경우 교체 주기가 늦어지거나 교환을 하지 않으면 ▲변속 지연 ▲변속 충격 ▲출력 저하 ▲효율성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변속 불능 상태로 인해 미션 오버홀 또는 교환이 필요한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제조사가 홍보하는 무교환 오일에 대해 반박했다. 

하지만 완성차 서비스센터의 의견은 달랐다. 정비 지침서상 교체가 필요하지 않은 오일을 사용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미션 오일의 교체를 게을리 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비업계의 의견이다. / 메르세데스-벤츠
미션 오일의 교체를 게을리 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비업계의 의견이다. / 메르세데스-벤츠

본지 취재에 따르면 한 BMW 공식 서비스센터 직원은 “정비 매뉴얼 지침에 따라 교환이 필요하지 않은 성분의 미션 오일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무교환을 원칙으로 삼고있다”며 “다만 소비자가 차량 관리의 목적 혹은 이상 증상 발생으로 인해 교환을 요청할 경우 오일팬과 함께 오일 교체 작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혹 조건’에서 주행이 빈번한 경우에는 10만~15만(㎞) 주기로 교환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한 제조사의 정비 지침서에는 미션 오일과 디퍼렌셜 오일, 트랜스퍼 케이스 오일은 무교환이 원칙이나, 가혹 조건에서는 10만㎞ 혹은 15만㎞ 주기로 교환을 권장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여기서 말하는 가혹 조건은 ▲짧은 거리를 반복적으로 주행하는 환경 ▲모래·먼지가 많은 지역에서의 운행 ▲30~32도 이상의 환경에서 정체 구간이 50% 이상인 환경 ▲공회전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환경 ▲험로 주행이 많은 환경 ▲경사로 주행이 많은 환경 ▲상용차 등으로 사용하는 경우 ▲시속 170km 이상의 속도로 주행이 잦은 경우 ▲정체 구간 주행이 많은 경우 ▲외기온이 낮은 한랭 지역 주행이 잦은 경우 등이다.  

이에 정비업계는 제조사가 말하는 가혹 조건은 국내 주행 환경과 맞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소비자에게 오일 무교환 방식을 홍보하는 것이 아닌 정확한 교환 주기를 고지하는 게 맞다는 의견이다. 

또 수입차의 경우 해외 환경에 맞게 매뉴얼이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국내 도로 사정을 반영해 매뉴얼을 수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부 차종의 경우 트랜스퍼 케이스에 오일 교환을 위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무교환 오일을 홍보하면서 그로 인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가혹 조건을 핑계 삼아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또 부품 비용과 수리 비용을 통해 추가적인 이윤을 얻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무교환 오일은 주행 환경에 따라 맞고 또 아닐 수도 있다”며 “다만 국내 환경상 무교환은 차량 관리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제조사는 무교환 오일을 무조건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아닌 가혹 조건에 부합할 경우 교환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고지해야 피해를 보는 소비자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소비자 역시 최상의 차량 컨디션과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행 환경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오일을 비롯한 소모품을 교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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