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S부터 4XL까지의 체형 뿐 아니라 피부색, 머리 스타일 등을 조합해 자신의 실제 모습과 유사한 가상 모델을 만든다. 마음에 드는 옷을 선택하면 가상 모델이 그 옷을 입은 모습을 보여준다. 단순히 모델 위에 옷을 얹는 방식으로 합성하는 것이 아닌,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실제 모델이 옷을 입은 것처럼 이미지를 생성해 보여준다. 구글이 지난해 쇼핑 탭에 적용한 이 ‘가상 피팅’ 기능이 틱톡의 e커머스 플랫폼인 ‘틱톡샵’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빅테크 간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30일(현지 시각) 미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틱톡이 e커머스 기술을 강화하기 위한 AI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면서 “틱톡이 시애틀, 산호세 등에서 채용 중인 엔지니어 인력은 가상 피팅 및 기타 쇼핑 기능 강화를 위한 도구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틱톡 대변인은 해당 보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지만, 틱톡이 구글의 ‘가상 피팅’ 기능과 유사한 기능을 틱톡샵에 적용시킬 것으로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예상했다.
가상 피팅은 증강 현실(AR) 기술을 사용해 e커머스 이용자가 구매하려는 옷이 실제 착용 시 어떻게 보이는지 보여주는 기능이다. 구글과 같은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은 틱톡보다 일찍이 관련 기술을 선보였다. 스냅챗은 가상 피팅을 넘어 지난해 네일아트 피팅 기능까지 선보인 상태다. 틱톡의 경우 지난 2022년 출시한 AR 필터 제작 플랫폼 ‘이펙트 하우스’에서 가상 피팅 기능과 유사한 템플릿을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쇼핑 탭에는 적용한 적은 없다.
틱톡이 틱톡샵에 AI 기술을 적용하려는 것은 아마존이 장악하고 있는 미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서다. 미 데이터기업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1위 e커머스 플랫폼은 아마존으로 점유율이 37.6%에 달한다. 그 뒤를 월마트 6.4%, 애플 3.6%, 이베이 3% 등이 선점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틱톡과 같은 SNS 업체들은 가상 피팅 기능을 통해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틱톡은 현재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동남아 6개국(인도네시아·태국·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8개 국가에서 틱톡샵을 운영하고 있다. 틱톡샵은 미국 시장 진출 이후 3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기준 110억 달러(15 조원)의 매출 거래액을 기록하고, 미국에서만 작년 말까지 50만명의 판매자가 틱톡샵 플랫폼에 등록하는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틱톡 영상에서 제품을 보고 즉시 구매할 수 있는 점이 이용자들을 끌어모으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최근 틱톡은 미국 내에서 틱톡샵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틱톡이 미국 내에서 추진 중인 채용 공고 3건 중 1컨은 e커머스 직무에 관한 인력이다. 출시 1년이 된 틱톡샵은 현재 구매자들에게 큰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인플루언서나 라이브 판매자 등을 영입하며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다만, 미국에서 추진 중인 ‘틱톡 사업권 강제 매각법’이 장애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상원은 지난 4월 틱톡 운영사인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내년 1월까지 틱톡 지분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 서비스를 금지하는 강제매각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내년 1월19일까지 미국 내 틱톡 사업을 매각해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미국 내 앱스토어에서 퇴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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