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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 공략해 매출 극대화”…중국夢 꿈꾸는 K-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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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이어 중국을 공략하기 위한 움직임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규모 잠재 소비자가 품은 중국 시장을 통해 매출 극대화를 노리는 한편,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사업 진출이 용의하다는 장점이 존재하지만 일각에서는 정치적 문제와 자국 산업 우선주의가 강하다는 점을 유의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진출을 통해 기업 외연 확장을 노리는 국내 바이오 기업이 늘고 있다. / DALL·E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업계가 대거 중국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이미 진출한 기업은 현지 시장을 통해 이익 상승을 보이는 등 중국 대륙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이달 GC그룹은 홍콩법인 지분 전량을 중국 CR제약그룹(화륜 제약그룹) 자회사인 CR 보야 바이오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함과 동시에, GC녹십자·GC녹십자웰빙의 주요 제품의 중국 내 판매를 책임지는 별도의 유통계약을 맺었다.

이번 거래의 총 매각금액은 18억2000만위안(3500억원)이며 홍콩법인이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내 자회사인 녹십자 생물제품유한공사(GC China) 등 6개 회사도 함께 매각된다. 해당 지분매각으로 GC는 재무건전성을 높임과 동시에 유입된 자금을 미래 사업을 위한 전략적 투자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GC녹십자는 오창공장에서 생산되는 혈액제제 ‘알부민’과 유전자재조합 방식의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를 CR제약그룹을 통해 유통하게 된다. 혈액제제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주산물 중 하나인 면역글로불린은 미국으로 수출하고, 알부민은 중국에 수출함으로써 혈액제제 생산의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면역글로불린은 미국이, 알부민은 중국이 최대·최고가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또 CR제약그룹이 GC녹십자웰빙의 히알루론산 필러 중국 내 유통을 책임져 자사 제품의 중국 시장 침투가 수월해질 전망이다.

LG화학도 이달 초 중국 파트너사 이판제약과 손잡고 1회 요법 골관절염 치료제 ‘시노비안’을 현지시장에 출시했다. 2000년 설립된 이판제약은 중국 항저우 소재의 종합제약사로 항염증, 항암, 내분비·대사질환 등 폭넓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중국 전역에 촘촘한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다.

시노비안은 LG화학이 자체기술로 개발, 2014년 국내 출시한 가교제 결합 히알루론산(HA) 성분의 무릎 골관절염 치료 신약으로 1회 투여만으로 기존의 다회 투여 제형과 유사한 치료효과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LG화학은 시노비안의 투약편의성, 국내시장에서의 선도적 지위 및 사업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에서도 빠른 시장 침투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 중국 이판제약과 사업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단계적으로 사업을 준비해왔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의 분석을 살펴보면, 골관절염 HA 주사제 중국 시장은 2000억원 규모로 미국, 일본에 이은 전 세계 세 번째 시장으로 꼽힌다. 현재 중국시장 내 1회 투여 제형은 시노비안이 유일하다는 점과 중국에서 주로 처방되는 5회 투여 제형이 주 1회씩 5주 투약하는 방식이라는 점 등 경쟁우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 보툴리눔 톡신의 중국 수출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 통계 데이터집계한 결과, 올해 상반기 중국 수출액은 3592만달러(496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3% 상승했다.

한국 미용산업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중국인들 역시 국산 보툴리눔 톡신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휴젤의 경우 2020년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를 허가받은 이후 현지시장 매출을 꾸준히 증가시키고 있다.

중국 미용분야 수요는 연평균 30%이상 성장해 2025년에는 1조8000억원까지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시장이다.

이에 국내 미용분야 의료 전문 기업인 파마리서치도 중국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자사 상품 판매를 적극 진행시켜 매출 상승을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미 중국시장에 진출해 있는 기업의 성과도 눈에 띈다. 한미약품은 중국 자회사 북경한미약품유한공사(북경한미)의 실적 성장세에 힘입어 매출 상승을 이끌고 있다. 올해 1분기 북경한미는 전년 동기 대비 15.5% 늘어난 매출액 1277억원을,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1% 증가한 33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보다 13.41% 늘어 3977억원, 순이익은 전년보다 10.12% 증가한 787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미 북경한미는 중국 내 1위 어린이 의약품 브랜드에 등극하며 현지시장 선점을 공고히 하고 있다.

북경한미는 기침가래약 ‘이탄징’과 어린이 장기능 개선제 ‘마미아이’, 소화제 ‘나얼핑’ 등 20여 제품을 중국에 판매 중이다.

다만 중국 시장 진출이 꼭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일양약품은 중국 파트너사가 지분만큼 수익을 제대로 보장해주지 않는다며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 합자계약 해지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경남제약은 2017년 중국 진출 이후 해마다 적자를 내다가 완전 자본잠식에 빠져 2021년 법인을 청산했다. 광동제약도 2019년 중국 법인 수익성이 점차 나빠지자 현지 지사 한 곳을 철수했다.

이처럼 중국 진출을 위해 현지 회사와 지분 공유 등을 통한 합자회사를 설립이 필수적이지만 파트너사의 계약 불이행 문제가 발생하는 등의 위험이 따른다. 더불어 중국 내 자국 기업 우선주의 원칙이 강해지고 있어, 정치적 문제 발생 시 예측 불가능한 피해도 발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 공략은 제품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라면 중국 시장 선점은 기업의 역대급 매출을 일으키는 기회로 작용한다”면서도 “위치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공략이 수월해 보일 수 있으나 일반적인 비즈니스 개념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다수 발생하기 때문에 무조건 수익이 담보된 시장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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