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게임 전시회인 ‘게임스컴’에 국내 게임사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졌다. ‘세계 3대 게임쇼’ 중 하나인 게임스컴은 게임사들이 출시 전 신작을 보여주는 ‘테스트베드(시험대)’다. 재작년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 국내 게임사 최초로 3관왕을 했는데, 올해에도 K-게임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주목된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스컴 2024′에 넥슨, 크래프톤,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하이브IM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출동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한국콘텐츠진흥원 공동관을 포함해 약 30개 사가 게임스컴에 공식적으로 참가하는데, 지난해 23개사와 비교해 30%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올해 게임스컴은 국내 참가 기업 수와 규모 면에서 역대 최대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독일 게임산업협회가 주최하는 게임스컴은 다음 달 21일부터 25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열린다. 게임스컴은 일본 도쿄게임쇼(TGS), 미국 E3와 함께 세계 3대 게임쇼로 꼽히는 주요 게임 행사다. 그러나 작년 말 E3가 폐지를 선언하고, TGS가 서브컬처(일본 애니메이션풍) 게임에 집중하면서 게임스컴이 사실상 글로벌 시장에서 신작 반응을 테스트할 수 있는 유일한 대규모 행사다.
넥슨은 올해 게임스컴 현장에 단독 부스를 내고 하드코어 역할수행게임(RPG)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시연한다. 카잔은 네오플이 넥슨의 핵심 지식재산권(IP)인 ‘던전앤파이터’를 활용한 만든 PC·콘솔 액션 게임으로, 올해 하반기 넥슨의 최대 기대작으로 꼽힌다. 넥슨은 지난해에도 게임스컴에서 ‘워헤이븐’과 ‘퍼스트 디센던트’를 공개했는데, 퍼스트 디센던트는 지난 2일 글로벌 정식 출시돼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크래프톤은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인조이’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인조이의 경우 국내 게임 시장에서 흔히 찾아볼 수 없는 시뮬레이션 장르(현실과 유사한 환경을 구현한 게임)라서 주목을 받는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게임스컴에서는 해외 자회사가 개발한 게임들을 출품했는데, 올해는 ‘PUBG: 배틀그라운드’까지 출품작 모두 국내 중심으로 개발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2년 연속 게임스컴에 참가하는 하이브IM은 올해 얼리 액세스로 출시할 예정인 3인칭 익스트랙션 PvEvP(플레이어 대 환경·플레이어 간 대결) 던전 탐험 장르 신작 ‘던전 스토커즈’를 공개한다. 던전 스토커즈는 스튜디오 HG가 개발중이다. 한대훈 총괄 PD가 게임스컴 현장에서 직접 게임을 소개하고 질의응답 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가 개발한 ‘로스트 아이돌론스:위선의 마녀’, ‘섹션13′ ‘갓 세이브 버밍엄’ 등 3종을 출품한다.
펄어비스는 장기간 개발해온 차기작 ‘붉은사막’을 게임스컴에 출품하고, B2C(기업-소비자 거래) 부스를 통해 일반 관람객에게 최초로 게임을 시연할 예정이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가 캐시카우(현금 창출원)인 ‘검은사막’을 이을 차세대 IP로 집중 개발 중인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신작이다. 지난해 게임스컴 전야제인 ‘ONL(오프닝 나이트 라이브)’에서 신규 게임 플레이 영상을 공개해 글로벌 미디어로부터 호평을 받은 만큼 올해 게임스컴의 기대작으로 꼽힌다.
과거 게임스컴에서 K게임이 좋은 성과를 거둔 만큼 올해 행사에 대한 업계 기대감도 크다. 지난 2022년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 한국 게임사 최초로 3관왕을 수상했고, ‘P의 거짓’은 이후 글로벌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특히 올해에는 글로벌 게임사인 소니, 닌텐도가 불참하면서 붉은사막 등 K게임의 수상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게임스컴은 북미와 유럽 게임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신작 반응을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앞서 네오위즈가 좋은 성과를 거뒀고, 올해 대형 게임사들이 대거 게임스컴에 신작을 출품하는 만큼 국내 게임 업계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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