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사태로 인한 소비자 피해 환불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네이버페이 등 핀테크 업체도 선환불 처리를 위한 신청 접수에 나섰다. 다만 큐텐의 추가 자금 조달 계획이 부실해 입점 셀러 정산 문제는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티몬·위메프에 따르면 28일 기준 결제취소·환불 처리된 건수는 약 2만9000건이다. 티몬이 600건, 위메프가 3500건 환불을 완료했으며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 협조로 내달 발송 예정이던 도서문화상품권 선주문건 2만4600건도 취소 처리됐다.
간편결제·PG사도 일제히 티몬·위메프 결제취소·환불 접수에 나섰다. 네이버페이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소비자 신청을 접수하고 최대 48시간 내 최대한 빠른 처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 또한 28일 오후 12시부터 티몬·위메프 결제 취소 접수 채널을 개설했다. 결제 내역과 주문 건별 주문 내역, 배송 상태 등을 제출하면 환불이 진행된다.
토스는 애플리케이션(앱) 고객센터, 카카오톡 채팅문의, 고객센터 전화를 통해 티몬·위메프 결제 취소와 환불 요청을 접수 받고 있다. NHN 페이코도 28일 오전 10시 티몬, 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 관련 전용 이의 제기 채널을 운영하면서 원활한 환불 절차를 시작했다.
소비자 환불 작업에는 속도가 붙었지만 셀러 미정산 문제는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플랫폼 셧다운 상태인 티몬·위메프는 물론 모기업 큐텐의 자금 조달 가능성마저 불투명해서다.
큐텐은 최근 금융당국에 미국 e커머스 계열사 ‘위시’를 통해 5000만달러(약 700억원)를 내달 중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금융당국이 파악한 티몬·위메프 미정산 금액 약 1700억원에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게다가 금융당국이 파악한 미정산금은 5월 판매 대금에 한정된 숫자다. 오는 8~9월 정산 주기가 도래하는 6~7월 판매 대금이 추가되면 미정산금은 최소 50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미정산금이 최대 수십억원에 달하는 셀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모기업 큐텐과 티몬·위메프는 미정산 이후 셀러·협력사가 모두 이탈하면서 자체적인 대금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큐텐의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는 “티몬·위메프 사태와 관련 없다”며 미정산 사태 해결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구영배 큐텐 대표가 추가적인 자금 조달 계획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정산 주기를 바탕으로 물건을 미리 사입하는 e커머스 셀러에게 미정산 문제는 치명적”이라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셀러 줄도산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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