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세계로부터 관심을 받는 주요 콘텐츠다. 하지만 한국 게임 산업계를 이끌고 만들어갔던 게임들의 다양한 이야기는 대중에게 조금씩 잊히는 분위기다. 게임실록에서는 한국의 다양한 게임과 자주 접하지만 명확하게 알기 어려웠던 게임 상식, 역사, 사건사고 등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스마일게이트의 PC온라인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가 크로스파이어의 뒤를 이을 스마일게이트의 장수 게임으로 거듭나고 있다.
로스트아크는 2018년 11월 출시된 핵앤슬래시 장르의 MMORPG다. 스마일게이트가 1000억원이 넘는 개발비를 투입, 7년이 넘는 개발 기간에 걸쳐 선보였다.
로스트아크는 출시와 동시에 우리나라 게임 이용자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출시 직후 동시접속자수 35만명을 기록했다. PC방 점유율 상위권에도 이름을 올렸다. 당시 PC방 인기 게임 중 하나였던 ‘오버워치’ 점유율 순위도 제쳤다.
출시 약 한 달만에 위기가 찾아왔다. 최고 레벨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엔드 콘텐츠인 레이드의 난이도 밸런스 붕괴, 적은 보상 체계 등 완성도 부족한 콘텐츠로 비판을 받았다.
당시 로스트아크 개발과 운영을 이끈 금강선 총괄디렉터는 이용자 요구와 피드백이 많았던 부분을 빠르게 대응 및 개선했다. 지속적인 신규 이용자 유입과 기존 이용자 이탈을 방어할 수 있는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 이벤트 등을 선보였다.
금 디렉터는 이용자 행사에 직접 등장해 로스트아크 운영 계획을 전부 공유했고 업데이트 로드맵을 직접 발표하며 이용자들과 신뢰를 쌓았다. 실제로 금 디렉터는 2020년 1월 진행한 이용자 행사에서 업데이트를 약속한 36개 항목 중 31개를 연말까지 이행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금 디렉터의 적극적인 서비스 운영으로 로스트아크는 2021년부터 흥행 가도를 달렸다. 2021년 첫 번째 업데이트 ‘베른 남부 대륙’ 업데이트로 신규 및 복귀 이용자 수는 300% 이상 증가했고 신규 클래스 ‘건슬링어’ 업데이트로 동시 접속자수는 전월 대비 137% 증가했다.
로스트아크 서비스 초반 위기에서 구해낸 금 디렉터는 이때부터 국내 게임 이용자들로부터 ‘빛강선’으로 불리우며 절대적인 지지를 얻었다.
로스트아크 서비스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 때 쯤 금 디렉터는 사임했다. 그는 2022년 5월 건강 악화를 이유로 디렉터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후 스마일게이트RPG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를 맡았다.
금 디렉터가 떠난 이후 지난해 6월 로스트아크는 중국 서버 검열 사건으로 다시 위기를 맞았다. 스마일게이트가 중국 서비스를 위해 한국 서비스는 손을 놨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022년 연말께 중국 정부로부터 로스트아크의 외자 판호를 받아 현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로스트아크 국내 업데이트를 진행했는데 일부 몬스터들과 캐릭터 모델링, 일러스트 등이 변경된 것이 확인됐다. 중국 서버 검열 사항들이 한국 서버에도 적용된 것이다.
당시는 국내 로스트아크 이용자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던 때였다. 금 디렉터가 떠난 이후 로스트아크 업데이트, 이벤트 등이 다시 부실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로스트아크 이용자 행사인 ‘로아온 서머’에서도 이렇다할 구체적인 서비스 계획 등이 공유되지 않으면서 국내 로스트아크 이용자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이 가운데 중국 서버에 적용해야 할 변경 사항들이 한국 서버에 적용되자 국내 이용자들은 중국 서비스 때문에 한국 서비스를 손놓은 것 아니냐며 반발한 것이다.
결국 금 디렉터가 재등판했다. 금 디렉터는 긴급 생방송을 열고 “현지화 과정에서 일부 직원이 차출되며 벌어진 단순 실수다”라며 적극 해명했다. 이와 함께 CCO직을 내려놓고 새로운 총괄디렉터를 선임할 때까지 이용자들과 운영 방향, 소통 등에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로스트아크는 출시 초반부터 현재까지 여러 논란들에 휩싸였던 게임이지만 이제는 명실상부 스마일게이트를 대표하는 게임 중 하나가 됐다.
이에 스마일게이트는 로스트아크의 영향력을 지속하기 위한 차기작 ‘로스트아크 모바일’을 준비하고 있다. 로스트아크 모바일은 로스트아크의 방대한 세계관, 콘텐츠 등을 기반으로 하는 대형 MMORPG 신작이다. 기존과 달리 모바일, PC,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로스트아크는 현재 전세계 160여개국에서 50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한 글로벌 대형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스마일게이트가 차기작들을 출시하고 IP 영향력을 지속 강화하며 크로스파이어의 뒤를 이을 글로벌 IP로 성장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