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산업계가 해외 전시회를 누비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방산업계 수출 낭보에 더욱 힘을 싣기 위해 수출 확대 발판을 마련하려는 행보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7월 22일부터 26일까지(현지시간) 열린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 2024’(Farnborough International Airshow)에 참가해 차세대 공중전투체계를 선보이며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 2024’에 참가해 차세대 공중전투체계를 선보였다. / 한국항공우주산업](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4/07/CP-2023-0274/image-e322981a-df15-4c9b-bf75-03d345d499d8.jpeg)
프랑스 파리, 싱가폴 에어쇼와 함께 세계 3대 에어쇼로 손꼽히는 판버러 에어쇼는 올해 세계 44여개국 1300개 업체가 참가했다.
KAI는 이번 전시회에 ▲고정익 존(ZONE) ▲회전익 존 ▲위성 존 ▲M&S 존 ▲무인기 존 ▲기체 존 등 6개 존을 마련했다. KF-21, FA-50, 소형무장헬기(LAH), 수리온 등 주력 기종과 차세대통신위성, 소형다기능비행체모듈(AMMAV), 인공지능 파일럿(AI Pilot)을 연계한 최신 가상현실(VR) 시뮬레이터 등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시했다.
특히 KAI는 유·무인 복합체계가 적용된 주력기종과 저궤도 통신위성 기반으로 초연결된 차세대공중전투체계(NACS)를 선보이고 영상을 시연했다.
더불어 KAI는 현장에서 이번 판버러 에어쇼에 함께 참가한 한화시스템과 ‘UH/HH-60 성능개량 사업 추진을 위한 배타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UH/HH-60 성능개량사업은 육군·공군의 특수작전용 헬기의 항공전자시스템 디지털화·통합 등을 포함한 체계 개발·양산을 진행하는 사업이다.
KAI는 앞으로 UH/HH-60 성능개량사업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주관업체로 항공기의 체계 개발·통합을 주도한다. 한화시스템은 참여업체로 항공전자시스템 개발을 담당한다. 양사는 이번 성능개량 사업 외에도 앞으로 수리온 성능개량과 수출, 소형무장헬기(LAH) 수출, 차세대 기동헬기 개발 등 다양한 헬기 사업에도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판버러 에어쇼에 참가한 한화시스템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60평 규모의 통합전시관를 마련했다. 에어 존(AIR Zone)과 스페이스 존(SPACE Zone) 2개 구역의 전시로 우주 솔루션, 미래형 항공 기술을 선보였다.
![한화시스템이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 2024’에 참가해 전시 부스를 마련했다. / 한화시스템](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4/07/CP-2023-0274/image-fad76758-2678-4344-8af3-91067c864348.jpeg)
한화시스템은 이번 행사에서 2023년 국내 최초 우주로 발사한 민간주도 상용 지구 관측 위성인 소형 합성개구레이다(SAR) 위성과 SAR 위성이 촬영한 지구 영상을 공개했다. 또 유텔셋 원웹(Eutelsat OneWeb)의 저궤도 통신위성을 활용한 ‘우주 인터넷’ 솔루션 등 다계층·초연결 네트워크 솔루션을 선보였다.
동시에 한화시스템은 7월 24일부터 26일까지 호주 퍼스에서 열린 ‘해양방산전시(IODS) 2024에 참가해 함정 역량을 과시했다. 한화시스템의 호주 방산전시회 참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한화시스템은 IODS에서 통합 전투체계(ICS)와 한국형 구축함 통합마스트(KDDX I-MAST) 등 함정의 전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장비들을 전시했다. 특히 한화오션과 함께 부스를 꾸리고 해양기술 역량을 과시해 호주 함정 시장 공략에 나섰다.
방산업계의 적극적인 해외 방산 전시회 참가는 그동안 이어온 수출 역량을 더욱 끌어올리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최근 수출 호황에 탄력받아 수출 다변화에 나서려는 의지다.
앞서 KAI는 2022년 폴란드에 4조2000억원 규모의 FA-50 48대를 수출하며 진입 장벽이 높은 유럽 시장에 처음 진출한 바 있다.
KAI는 이번 판버러 에어쇼에서 폴란드,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등 기존 수출국 정부와 군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추가 수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또 미국,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등 신규 시장 정부 관계자와 항공·우주 관련 주요 업체 경영진들을 만나 전투기와 헬기 등 시장 개척과 미래 사업 협력 기회를 모색했다.
강구영 KAI 사장은 “폴란드 대규모 수출을 시작으로 중부유럽사무소와 영국사무소를 개소하는 등 유럽 시장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며 “수출은 물론 미래사업 파트너십도 강화해 동남아시아 안보벨트에 이은 유럽 안보벨트 구축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화시스템이 호주 퍼스에서 열린 ‘해양방산전시(IODS) 2024에 참가해 전시 부스를 마련했다. / 한화시스템](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4/07/CP-2023-0274/image-aabbb1af-868f-4c03-904d-2d1494a550ec.jpeg)
앞서 한화시스템은 올해 2월 사우디와 수출 계약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Ⅱ(MSAM-Ⅱ, 천궁-Ⅱ)’에 다기능레이다(MFR)를 공급하기로 하며 2022년 UAE에 이어 조 단위 수출을 다시 달성하게 됐다.
한화시스템이 이번에 사우디 수출 계약은 8억6680만달러(1조2000억원) 규모다. 사우디에 수출하는 천궁-Ⅱ는 총 32억달러(4조2700억) 규모다. 1개 포대는 다기능레이다, 수직발사대, 교전통제소 등으로 구성된다. 이중 한화시스템은 다기능레이다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대를 공급한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판버러 에어쇼에서 글로벌 항공우주·방산 기업 레오나르도(Leonardo S.p.A.)와 ‘공랭식(空冷式) AESA 레이다(능동위상배열 레이다)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수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국내 최초로 공랭식 AESA 레이다 개발한 한화시스템은 레오나르도와 함께 공랭식 AESA 레이다 기술을 고도화하고 경공격기, 소형 정찰기, 각종 무인기까지 탑재 가능한 다양한 AESA 레이다 라인업을 확보해 수출 다변화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박혁 한화시스템 감시정찰부문 사업대표는 “천궁-Ⅱ 다기능레이다에 이어 AESA 레이다도 한화시스템의 미래 수출 주력 제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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