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제3노조인 ‘삼성전자노조 동행’(이하 동행노조)이 3주째 파업 중인 사내 최대 규모 노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를 비판하고 나섰다. 동행노조가 파업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가운데, 전삼노가 8월 초까지 사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대표교섭 노조’ 지위를 상실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동행노조는 이메일 등을 통해 사내 직원들에게 “기대했던 대표 노동조합의 총파업을 통한 협상이 회사와의 첨예한 대립으로 더 이상 합리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길로 들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잘 보이지 않는 강성 노조의 힘은 앞으로 우리의 발목을 잡고 실망만 안겨줄 것”이라고 했다.
동행노조는 “소통의 문을 닫아버린 회사와 서로의 이익만을 위하는 노동조합”이라며 “직원들만 서로 갈라지고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삼노는 지난해 8월 대표교섭권을 확보해 오는 8월 4일까지 대표교섭 노조 지위를 보장받는다. 이후 1개 노조라도 사측에 교섭을 요구하면 개별 교섭이 진행되거나 다시 교섭 창구 단일화를 진행해야 한다.
현재 삼성전자에는 전삼노, 동행노조를 비롯해 사무직노조, 구미네트워크노조, 삼성 5개 계열사 노조를 포함한 삼성그룹 초기업노조의 삼성전자지부(옛 DX지부) 등 5개 노조가 있다. 동행노조가 전삼노를 비판하자 다음 달 5일 이후 전삼노가 대표교섭 지위를 상실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전삼노의 파업도 자연스럽게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노조 간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삼노의 지난달 29일 파업 선언을 전후해 초기업노조 DX지부는 과거 전삼노의 비위를 주장한 바 있다. 전삼노는 앞서 지난 23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8월 5일 변경사항이 생길 가능성이 있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그 기간 안에 (교섭을) 끝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사측과 전삼노는 오는 29일부터 사흘에 걸쳐 ‘끝장 교섭’을 진행한다. 대표교섭권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전삼노는 이번 협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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