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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 이후 정신아 대표를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를 구축한 카카오가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인 AI 신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는 정신아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카카오 대표이사를 주재로 그룹 회의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한시적으로 경영쇄신위원장 대행을 맡는 비상경영체제를 구축할 계획을 전했다. 이와 함께 매달 열리던 그룹 협의회를 주 1회로 정해 주요 경영 현안을 협의하고 대응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카카오가 추진하던 경영 쇄신과 AI 신사업 추진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카카오는 자체 개발 초거대 AI 모델 ‘코GPT 2.0’을 상반기 출시하겠다고 했으나 연이은 잡음으로 공개가 늦춰졌는데, 그룹 컨트롤타워 격인 CA협의체 공동의장을 맡은 김 위원장의 부재로 중요 의사 결정이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국어 특화 AI 모델 코GPT 출시를 수차례 연기한 카카오는 네이버나 국내 통신사와 비교해 AI 사업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근 재정비를 통해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브레인 조직을 합쳐 AI를 전담하는 조직 ‘카나나’를 신설하며 AI 역량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으나 김 창업자의 구속으로 향방이 불투명해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내 AI 모델을 출시하지 못한다면 카카오의 AI 사업 성과는 타 기업에 비해 현저하게 뒤처질 것”이라며 “힘든 상황 속에서도 AI 서비스 및 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회의에서 계열사별 쇄신 및 상생 프로젝트들을 문제없이 진행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재 추진 중인 AI 서비스 개발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신아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임시 그룹협의회에서 “엄중한 현실 인식 하에 꼭 해야 할 일들을 과감히 실행해 가겠다”라며 “임직원들도 흔들림 없이 본업에 충실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카카오 최고경영진은 정 대표를 중심으로 비상 체제를 갖추고 대책 논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3일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증거인멸과 도주의 염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최대 20일인 구속기간 동안 김 위원장을 상대로 시세 조종에 직접적으로 개입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한 뒤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 및 고정할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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