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부터 2차 비공개 베타 테스트 진행
협동 레이드·디펜스 등 핵심 콘텐츠 최초 공개
UI·UX 개선 필요…시야각 좁아 좀비사냥 방해
엔드 콘텐츠 다소 밋밋…보스 공격 패턴 일정
NHN이 신작 ‘다키스트 데이즈’가 2차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실시한다. 장장 5년의 개발 기간을 거친 게임으로, 개발진은 다키스트 데이즈를 통해 NHN을 ‘게임 명가’로 재건하겠다는 포부다.
CBT를 앞두고 지난 18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서 열린 미디어 시연회에서 다키스트 데이즈를 직접 플레이 해봤다. 좀비 아포칼립스 신작으로, 좀비에게 쫓기는 이용자가 조력자를 만나 잃어버린 가족을 찾기 위해 어떤 마을로 들어가는 도입부로 시작한다. 좀비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클리셰지만, 속도감 있으면서도 흡입력 있게 콘텐츠 본궤도에 진입할 수 있었다.
기본 포맷은 3인칭 오픈월드 슈팅 RPG(역할수행게임)다. 좀비 아포칼립스 세상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아이템을 파밍해 전투력을 강화하고, 다른 생존자인 ‘주민’과 협동해 좀비와 대처하며 생존하는 세계관을 담았다.
기자는 PvE(플레이어 대 환경) 중심의 싱글 월드 ‘샌드크릭’에서 한 시간 정도 싱글 모드를 즐겼다. 무기는 2종을 사용할 수 있다. 무기 종류는 자동권총, 리볼버, 돌격소총 등 9가지다. 근접, 원거리, 소모 무기 별로 공격 방식이 다르고, 견착 버튼을 사용하면 확대 조준할 수 있다.
게임은 조력자 지미 핸콕이 부여하는 퀘스트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가 지정한 건물에 가서 좀비를 처리하고 그곳에 있는 물품을 파밍해 오는 식이다. 무기는 초반엔 인게임 룰을 익힐 수 있어 유용했지만, 장시간 동일한 패턴으로 이어지는 퀘스트를 깨고 있자니 지루했다.
퀘스트 수행 과정에서 좀비가 이곳저곳에서 급 출몰하기도 한다. 뒤에서 다가오는 경우도 있는데, 이땐 소리로 알아차려야 한다. 좀비에 물리면 감염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하나, 떼거지로 달려드는 게 아니라 한 두 마리씩 나와 처리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큰 걸림돌이 된 건 UI(사용자 인터페이스)와 UX(사용자 환경)다. 방향키는 모바일 기기 기준으로 왼쪽 하단에 있는데, 달리기 기능은 오른쪽에 있다. 시야각이 좁아서 양쪽에서 달려드는 좀비를 상대하려면 수시로 시야를 수동 조작해야 했다.
좀비 사냥 시에는 시야 조작과 함께 짧은 시간에 좀비를 조준해서 킬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플레이가 조잡해졌다. 전반적으로 시야 직관성이 낮아 플레이 시간과 비례하게 피로도가 커졌다. 그래픽은 언리얼 엔진4를 사용했다고 알려졌는데, 인트로 컷씬이나 대화 장면처럼 선명한 느낌은 아니었다.
NHN은 이번 2차 CBT에서 최고 레벨에 도달한 이용자들을 위한 ▲협동 레이드 ▲협동 디펜스 ▲익스트랙션 모드 ▲분쟁 지역 등 핵심 콘텐츠를 공개한다. 슈팅 RPG로 즐길 수 있는 여러 멀티플레이 모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 중 4인 플레이어가 협동하는 좀비 디펜스 모드와 32인의 플레이어가 협동해 거대 좀비와 맞서는 레이드 모드를 체험했다.
우선, 로운트리 터널에서 즐길 수 있는 좀비 디펜스 모드는 4인이 협동해 점점 강해지는 좀비를 막아내는 콘텐츠다. 총 3번의 공세가 이어지고, 공세 사이에 아이템을 파밍하거나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처음에는 입구 한 곳에서만 좀비가 들어온다면 갈수록 높은 등급의 좀비가 여러 군데에서 무더기로 달려드는 식이다. 플레이어들이 협력해 입구별로 대응한다면 어렵지 않게 공략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세 번째 공세에서는 자칫 방심하면 좀비가 달려들어 감염될 수 있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몰입해 콘텐츠를 즐길 수 있었다. 다만, 큰 사운드를 제외하고는 총기 타격감을 통한 손맛을 느끼기에 다소 아쉬웠다.
레이드 모드는 32인 이용자가 한데 모여 거대 몬스터를 처치하고 기여도에 따라 전리품을 나눠 갖게 된다. ‘더스트 가든’과 ’37번가 공사 현장’ 지역에서 즐길 수 있다. 몬스터에 피해량을 입히는 만큼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핵심 콘텐츠인 만큼, 별미로 느껴지길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패턴이 단조롭다고 느껴졌다. 보스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맵이 단조롭게 구성돼 있는데, 보스 공격 패턴이 방망이 내려치기나 제자리 점프 정도여서 밋밋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스 면역 상태나 부분 파훼 기능, 즉사 전멸기 등 레이드의 재미와 난도를 높여주는 요소가 상당 부분 부족했다. 보스 외에도 좀비들이 곳곳에서 출몰하는데 보스와 좀비 간 피해량 격차가 커서 이용자 모두 보스 공격에만 집중하게 됐다.
게임을 플레이한 소감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재밌긴 한데…이 맛도 저 맛도 아닌 기분”이다. 개발진은 다키스트 데이즈의 메인 콘셉트로 ‘오픈 좀비 월드’와 ‘슈팅 배틀’, ‘서바이벌 RPG’를 소개했다. 초기엔 생존요소가 있는 게임으로 시작했는데, 이후에 이용자에게 타격감이나 액션성 등 슈팅의 재미를 주면 좋겠다는 판단에 슈팅 RPG로 개발 방향성을 틀었다고 설명했다.
장시간 개발하다보니 게임성에 많은 욕심을 내게 됐다고 했는데, 짧은 시간이지만 게임에서 개발진의 고민을 일부 느낄 수 있었다. 모든 걸 다 담으려다보니 다키스트 데이즈만의 특징이 오히려 모호해진 것 같아 아쉬웠다. 아직 2차 CBT 후 최종 수정 등을 앞두고 있는 만큼 긍정적으로 바뀔 여지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막바지 담금질을 거쳐 슈팅 손맛을 제대로 선사하는 좀비 아포칼립스물로 탄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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