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와 함께 급성장하고 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을 사실상 독식하며 당초 증권가 전망치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거뒀다. 6년 만에 영업이익 5조원대 고지를 되찾으며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오른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5조468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손실 2조8821억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2분기(5조5739억원)와 3분기(6조4724억원) 이후 5년 만에 5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냈다.
◇호실적 주역은 HBM, 기업용 SSD
이번 SK하이닉스의 호실적의 가장 큰 동력은 HBM 사업과 예상보다 폭발적인 수요 증가세를 보인 기업용 SSD(eSSD)였다. HBM 사업의 경우 기존 업계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 공급물량을 사실상 독식하며 매출 규모가 전년보다 250% 늘었다. SK하이닉스는 4세대 HBM(HBM3)에 이어 올해 5세대 HBM(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출시 로드맵이 앞당겨지며 SK하이닉스의 HBM3E 납품 효과도 빠르게 반영될 전망이다.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는 “고객사 그래픽처리장치(GPU) 신제품 출시 주기가 단축되면서 AI 시장 규모가 확산돼 HBM 제품 수요 증가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기술 경쟁력, 풍부한 양산 경험, 스킬 등 모든 역량을 섭렵한 ‘리더’에는 오히려 유리한 환경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HBM 사업은 내년에도 순항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선단 공정으로 생산되는 고부가가치 제품 HBM3E 매출 비중이 크게 늘면서 내년에는 HBM 매출, 이익 모두 크게 증가할 것으로 회사는 관측했다. SK하이닉스는 앞서 HBM3E 12단 샘플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했으며 3분기에는 대량 양산해 4분기에 본격적인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내년 상반기 중 HBM3E 12단 제품 출하량이 8단 제품을 앞설 것으로 예상했다.
eSSD도 예상 외로 선전하며 전반적인 실적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SK하이닉스 측은 “작년엔 고객사들이 제한적인 IT 투자 예산을 AI쪽에 집중시키며 일반 서버 수요가 둔화됐고 eSSD 수요도 약세였다”며 “올해는 일반 서버가 작년보다 늘고 있고 특히 고용량 eSSD 수요가 연초 예상을 크게 상회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eSSD 매출액은 전년보다 4배 수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며, 전체 낸드 생산량의 절반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D램 3강이 HBM 생산능력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일반 D램은 오히려 공급량이 줄면서 가격이 점차 오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전체적인 D램 생산능력은 늘어나지만 HBM 생산 확대를 위해 활용되기 때문에 일반 D램은 타이트한 공급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오히려 일반 D램의 수익성이 HBM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는 철저하게 실수요에 맞춰서 진행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얼마 전 착공한 청주 M15X를 내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로 건설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회사는 현재 부지 공사가 한창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팹을 예정대로 내년 3월 착공해 2027년 5월 준공할 계획이다.
반면 HBM 설비 투자 확대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SK하이닉스는 “당초의 예상보다 높아진 HBM 제품 수요에 대응하고 중장기 클린룸 확보를 위한 팹투자 결정으로 인해 올해 당사의 투자 규모는 연초보다 증가했다”며 “HBM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 비용이 들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025년에는 일반 메모리 수요 증가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를 대비해 M15x와 용인 클러스터에도 상당한 투자 필요하다. 과거 평균 대비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또 “투자비를 제외하더라도, 당사의 현금 흐름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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