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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지는 선선한 가을날. 차량 소프트톱을 뒤로 젖히고 가속 패달을 밟아본다. 부드러운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내리쬐는 햇볕은 몸을 달군다. 차체 바닥에선 엔진 진동이 전신을 흔들어 대고 있다. 차량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박자감 있는 음악. 뚫려 있는 천장으로 스트레스가 흩어진다. 얽매인 일상에서 벗어나는 기분을 만끽한다.
누구나 꿈꾸는 오픈카의 낭만이다. 다만 상상을 막는 걸림돌은 억 대를 호가하는 가격. 합리적인 가격대의 오픈카는 없을까. 메르세데스-벤츠는 ‘CLE200 까브리올레’로 답을 제시한다. 7000만 원대의 가격대임에도 넉넉한 공간과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차량이다. 지난 2일 부산광역시 기장군에서 약 55㎞를 달려봤다. 까브리올레는 그 자체로 오픈카를 뜻한다.
우선 눈에 띄는 점은 앞유리 상단에 위치한 에어캡과 헤드레스트 뒤쪽의 윈드 디플렉터다. 탑승자 머리 위로 공기막을 형성해 과도한 바람이 주행경험을 방해하는 것을 막는다. 실제 시속 100㎞/h가 넘는 가속 상태에서도 주행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아울러 겨울에는 다층구조로 된 소프트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단열효과가 큰 것은 물론 외부의 바람과 소음도 적다. 최대 60㎞/h의 주행 중에도 소프트톱을 여닫으며 원하는 주행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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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트인 광안대교로 진입하니 CLE200의 장점은 더욱 돋보였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고속주행은 운전자의 만족감을 더했다. 부드럽게 제어 가능한 브레이크도 주행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CLE200은 직렬 4기통 터보엔진과 2세대 통합 스타터제너레이터(ISG)에 맞춰 개발된 9단 변속기의 조합으로 최적의 퍼포먼스를 제공한다. 최고출력은 204마력, 최대토크는 51kgf·m다.
주행 모드는 에코·편안함·스포츠 세 가지가 기본이며 운전자 취향에 맞게 주행 모드를 조절할 수도 있다. 실제 에코 모드에서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니 차량의 엔진이 준비를 마쳤다는 듯 으르렁댔다. 가속 패달은 한층 부드러워졌고 스티어링 휠의 조작에 민첩하게 반응했다. 편안함 모드에서는 더욱 안정적인 승차감을 경험할 수 있다. 실제 CLE200에는 견고하고 안정적인 주행감을 제공하는 스포츠 서스펜션이 탑재됐다. 빠른 속도로 코너링을 할 경우 더욱 안정적이고 예리한 도로 접지력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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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적인 외관은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이전 모델과 달라진 보닛 선은 헤드램프와 그릴과 자연스럽게 이어져 고급스러움을 더 했다. 긴 후드와 휠베이스, 낮은 전고와 짧은 오버행은 출발신호를 기다리는 육상선수 같았다. 세단모델과 비교해 10㎜ 낮은 섀시는 더욱 역동적인 모습을 연출해 주행 욕구를 끌어올렸다.
운전을 보조해주는 기능도 다양하다. 차량에는 △최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인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 △도로의 조명 상태, 교통 상황, 주행 경로, 날씨 등의 조건을 고려해 헤드램프의 밝기를 최적화하는 디지털 라이트 △전방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에 가상의 주행안내선을 표시해 더욱 직관적인 길안내를 돕는 MBUX 증강 현실 내비게이션 △360° 카메라가 포함된 주차 패키지 등의 주행 보조 사양이 기본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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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 위치한 중앙 디스플레이도 눈에 띈다. 소프트 탑이 열려있을 때 디스플레이 화면에 빛이 반사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중앙 디스플레이 하단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15도 또는 40도 각도로 화면 조절이 가능하다. 다만 좁은 실내 공간은 아쉬운 점이다. CLE200은 뒷좌석 무릎공간은 72㎜, 어깨와 팔꿈치 공간은 19㎜ 늘려 공간 효율성을 끌어올렸지만 여전히 오랜 주행을 하기에는 역부족인 듯 느껴졌다. 무릎이 1열 시트에 닿아 불편함은 여전했다. 트렁크 용량은 385리터이며 뒷좌석 등받이를 접어 적재공간을 높일 수 있다.
카브리올레 시리즈는 일반 모델인 CLE 200과 고성능 모델인 CLE 450 4MATIC 2종으로 출시됐다. 복합연비는 CLE200이 L당 12.1km, 450 4MATIC은 L당 10.7km다. 가격은 각각 7880만 원, 1억 80만 원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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