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도로 파손 급증, 차량 사고 주의
서울시, 이미 최악의 폭우 대비한 프로젝트 실행 중
국토부, 물 잘 빠지는 도로
물 폭탄에 도로 파손 속수무책
운전자라면, 최소한 다음 주까지는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싶다. 기록적 폭우로 도로 곳곳이 물에 잠기거나 파손돼 여러 피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3호 태풍 개미의 북상으로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에 영향을 미쳐 잠시 소강상태였던 비구름이 또다시 폭우를 쏟아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불과 1주일 전에는 시간당 100mm에 달하는 폭우로 차량 3천여 대가 침수됐고, 도로 곳곳이 통제돼 극심한 교통정체가 발생하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시간당 100mm 급 호우는 수십 년에서 수백 년에 한 번 있을 법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선 매우 드문 기상현상이라는 의미인데,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 빈도가 점차 잦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지자체 폭우 대비 초대형 프로젝트 이미 시작했다
다행히 정부는 기후 위기를 보고 손을 놓고 있지는 않은 모양새다. 2022년, 서울시는 집중호우에 대비해 10년간 3조 5천억 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수해안전망 추진전략'(2022~2032)’이라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기존의 방재성능목표를 상향 조정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현재 시간당 95mm였던 최대 강우량 처리 목표는 100mm로, 강남역 일대는 110mm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서울시 내 모든 방재시설은 갱신된 기준에 맞게 설계 중이거나 보강 중이다.
지하에 초대형 빗물배수시설 건설 중
앞서 언급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대심도 빗물배수시설 확충과 기존 빗물펌프장과 하수관거 등 침수 우려 지역의 방재시설도 증설 중이다. 대표적으로 서울 양천구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이 있는데, 2013년~2020년 사이 1381억 원을 들여 만든 국내 최초 초대형 빗물저장 시설이다.
이 시설은 지하 40미터 아래에 마련된 길이 4.7km에 달하는 초대형 터널이다. 수영장 160개 분량의 물을 저장할 수 있고, 시간당 100mm의 폭우까지 견딜 수 있다. 덕분에 양천구 인근은 침수피해가 크게 감소했다.
이를 계기로 강남역 인근, 광화문 인근에도 건설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는 대심도 빗물배수시설을 여러 곳 확충하는데 총 6조 2천억 원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천문학적인 예산이지만 침수 피해를 고려하면 빠르게 도입해야 할 시설이다.
물 잘 빠지는 도로 의무화 법안 발의
한편 작년부터 아스팔트 도로를 개선하자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 중 배수성/저소음 아스팔트 도입 내용이 주목받은 바 있다. 작년 5월경 ‘도로법 개정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원래 ‘의무화’를 주장했으나, 국토부의 반대로 ‘권고’로 하향 조정됐다.
다만, 지난 7월 10일 도로법이 개정된 이후 배수성/저소음 아스팔트 포장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 마련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정부가 해당 도로포장 기술을 적극 도입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제로 국토부는 해외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엔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환경과 다른 부분이 많아, 자체적인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배수성·저소음 아스팔트 도로는 일반 아스팔트 도로보다 빗물 배수성능이 우수하다. 포장에 사용되는 골재(자갈, 모래 등) 중 10mm 수준의 1등급 골재를 사용해, 도로 내 공극(빈공간)을 늘려 배수 성능을 끌어올린 것이다.
도로 사고의 80% 이상이 빗길 미끄러짐 사고이기 때문에, 빗물이 빠르게 빠져나가면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특히 부수적인 효과로 타이어 노면 마찰 소음도 흡수해 지금보다 더 조용한 주행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현재 해당 기술이 적용된 구간은 대표적으로 서울-세종 고속도로 186km 구간이다.
자연재해는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다. 다만, 피해를 최소화할 수는 있다. 앞서 소개한 방재시설들이 하루빨리 완성돼 앞으로는 피해를 입는 운전자들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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