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회전형 디스플레이’를 특허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새로운 기기 형태(폼팩터·form factor)를 적극 개발해 시장을 선점하고 업계 리더십을 공고히 하려는 행보다.
22일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회전형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디자인 특허(D1035605)를 획득했다.
공개된 특허 디자인은 갤럭시Z플립과 LG전자 스마트폰 LG윙의 디자인 요소를 결합한 모습을 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를 돌리지 않을 때는 일반 바(Bar)형과 같지만, 상단에 위치한 메인 디스플레이를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숨어 있던 하단 디스플레이가 노출돼 ‘T’자형 형태가 완성된다. 이미지 하단에는 충전 포트와 마이크, 스피커 표시도 그려졌다. 후면 카메라는 갤럭시S21시리즈와 같은 ‘컨 투어 컷’ 디자인이 채택됐다.
해당 특허 디자인과 LG윙의 디자인적 유일한 차이점은 ‘힌지(경첩)’의 활용도다. LG윙의 힌지는 디스플레이 회전을 돕는 역할을 한다면,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상단 디스플레이가 노트북처럼 바짝 세워지는 역할을 해준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디자인 특허 취득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WIPO에만 약 5개의 신규 폼팩터 디자인 특허를 등록했다. 4월 2일에는 디스플레이가 위아래로 늘어나는 식의 ‘롤러블폰’의 디자인 특허를 받았고, 4월 23일과 5월 21일에는 일명 ‘상소문폰'(디스플레이가 기기 양옆으로 늘어나는)으로 불리는 폼팩터 디자인의 특허를 등록했다. 지난 6월 11일에는 디스플레이를 두 번 접는 ‘트리플 폴더블’의 특허 등록을 끝냈다. 기존 공개됐던 시제품들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가 연이어 신규 폼팩터의 디자인 특허를 내놓는 이유로는 신규 폼팩터 시장 선점이 꼽힌다. 시장 특허를 미리 획득해 차세대 폼팩터 제품의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실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폼팩터 디자인 특허 선점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올해 초 열린 제55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새로운 폼 팩터 제품은 소재, 제품 등 많은 선행 연구가 돼야 하고 특허 확보도 수반돼야 한다. 이런 부분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최대의 가치를 줄 수 있는 시점에 상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특허 제품들이 실제 출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WIPO 특허 등록이 회사 지적재산권(IP) 보호와 경쟁사의 개발 장벽을 높이는데 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특허로 등록한 제품이 반드시 제품으로 출시된다는 보장은 없다”면서 “출시 가능성만 있는 것으로 보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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