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계가 슈퍼사이클에 진입하며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가운데 노동조합은 임금협상과 단체협상에 앞서 실력행사에 나서며 파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현재 144척(해양설비 1기 포함), 162억7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연간 목표인 135억 달러의 120.5%를 달성하며 4년 연속 연간 목표 조기 달성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은 22척, 49억 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목표 97억 달러의 51%를 달성했다. 한화오션은 27척, 53억3000만 달러를 수주하며 지난해 수주액(35억 2000만 달러)을 뛰어 넘었다.
조선업계의 수주 낭보가 이어질 전망이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과 컨테이너선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주력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발주도 꾸준한 상황이다. 선가도 지속적으로 우상향해 조선업계의 수익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가 초호황기를 맞이했지만 노사관계는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다. 여름 휴가를 앞두고 노조의 실력행사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10차례의 교섭을 진행했지만 사측이 제시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18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을 신청했다. 같은 날 저녁 임시 대의원회를 열어 쟁의 발생을 의결하기도 했으며 22∼24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 진행한다.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과반 이상이 찬성하면 쟁의권을 획득한다.
금속노조 대우조선해양지회(한화오션 노조)는 최근 조합원 임시총회를 열고 86%의 찬성을 얻어 쟁의권을 확보했으며 7시간 파업을 단행했다. 한화오션 노사는 지난 5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단협 교섭을 진행하고 있는데 노조가 진전이 없다며 경고성 파업을 단행한 것이다.
조선업계 노사가 임금인상, 정년연장 등에 이견을 보이고 있어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노조가 파업을 단행할 경우 생산의 차질을 빚게 돼 슈퍼사이클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조선업계의 경우 공정별 시간이 오래 걸려 파업으로 인해 생산 차질을 빚을 경우 그 여파가 오랜 기간 지속되기 때문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여름 휴가 전 타결을 위해 노조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매년 반복되는 일이다”면서 “아직 임단협 초반이고 교섭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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