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현실을 왜곡하고 있는 현재 상황을 해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유럽연합(EU) 등 국가 차원의 연대를 통해, 국제적 수준에서의 대응과 조치가 필요합니다.”
로맹 보넨판르 프랑스 통신사업자연맹(FFT) 회장은 통신사(ISP)가 거대 CP들로부터 망 이용대가를 받기 위해서는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FT는 프랑스 정부, EU 등과 협력해 유럽 통신 산업과 관련된 법률 및 규제 제정에 의견을 내는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망 이용대가는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 같은 CP가 ISP의 인터넷 망을 사용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요금이다. 국내외 통신사업자들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등으로 급증한 인터넷 트래픽을 감당하고 향후 안정적인 망 인프라 유지를 위해서는 망 이용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CP들은 지불을 거부하고 있다.
보넨판르 회장은 글로벌 망 이용대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며, 유럽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ISP와 CP간의 협상력 불균형을 고려한다면, 네트워크 사용료 문제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법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와 의회 차원에서의 망 이용대가 논의도 주목하고 있다며, 국제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넨판르 회장은 “만약 유럽 집행위원회(EC)에서 인터넷 생태계 내에서의 규칙 제정 및 규제를 통해 시장 CP와 통신사간 시장권력의 비대칭의 해소가 가능해진다면, 유럽 국가 정부는 관리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게 된다”며 “망 이용대가 부과로 유럽 내 디지털 인프라 안정이 가속화된다면 국제적 수준에서의 협력과 교류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CP들의 망 이용대가 지불이 소비자 후생 증대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U 통신사들이 자사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망 이용대가로 얻은 수익 일부를 네트워크 구축·보수 투자에 집행할 투자 여력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보넨판르 회장은 “인공지능(AI), 산업용 5G 등 핵심 네트워크를 현대화하는데 필요한 새로운 기술에 투자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고품질의 통신 서비스를 유럽 전역에서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파리(프랑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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