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플랫폼(K플랫폼) 산업이 사법 및 규제 리스크로 위기에 봉착했다. 카카오는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로 사법 리스크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또 정부와 국회는 배달의민족 중개수수료 인상을 기점으로 플랫폼 규제를 본격화할 모양새다. 전 세계적으로 정보 주권 확립과 독립형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를 주도해야 할 K플랫폼 산업이 발목을 잡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22일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벌인다. 김 위원장의 구속 여부가 가려질 예정이다.
법원이 카카오 창업자이자 총수인 김 위원장의 구속영장이 정당하다고 판단하면 카카오의 경영은 급격하게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의 공동의장이자 경영쇄신위원장을 맡으면서 카카오 그룹의 경영체계 전반을 정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구속된다면 카카오의 쇄신 작업과 함께 대규모 인수합병(M&A), 해외사업 진출 등 굵직한 경영 현안도 추진하기 힘들다.
다른 플랫폼 기업 또한 국회와 정부발 플랫폼 규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 들어 온라인 플랫폼 규제 관련 법안을 5건 발의하면서 강도 높은 플랫폼 규제를 예고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온플법안은 독점거래 뿐만 아니라 갑을관계까지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 카카오, 쿠팡은 물론 배달의민족, 무신사, 나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하는 야놀자까지 규제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을 재추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 배민이 중개수수료를 올리겠다고 밝힌 이후, 배달 앱 3사를 대상으로 현장조사에 나서면서 플랫폼 규제를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회와 정부의 규제 움직임에다, 사법 리스크까지 플랫폼산업의 환경이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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