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협상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양측은 라인야후 지분 재조정에 대해 조급하게 결론을 내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협상을 추진한다. 업계에서는 지나치게 과열된 여론과 달리 기업이 차분하게 협상하도록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 라인야후의 자회사인 A홀딩스 지분 매각 등을 두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A홀딩스의 지분 매각 가격을 두고 양쪽이 입장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긴 시간을 두고 협상을 추진할 전망이다.
일본 언론 또한 협상 장기화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16일 라인야후 대주주인 소프트뱅크가 라인야후 자본관계 재검토를 단기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 관계자는 네이버와 관련 논의를 한 결과와 관련해 “지금은 움직일 수 없다”고 답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지난 2일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단기적으로는 매각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당분간 라인야후 모회사인 A홀딩스 지분을 기존과 같은 50%씩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총무성도 라인야후의 보안 조치에 대해 긍정 평가하면서 라인야후 사태가 소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총무성은 지난 1일 라인야후가 제출한 재발방지 보고서에 대해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추진 내용을 제시했고 일부는 이미 시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총무상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행정지도가 자본적 관계의 재검토 자체가 목적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언급했다. 라인야후 지분 재조정에 관한 한국 내 과열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라인야후 사태로 촉발된 국내 여론을 환기하고 차분하게 기업 간 협상에 맡겨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대표는 지난 2일 과방위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 “민간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으면 한다”면서 “한일 양국의 좋은 사례로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일, 반한 감정이 앞서기보다는 보다 냉정하게 이번 사안을 바라보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사업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개발에 집중하면서 플랫폼 산업의 판도를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또한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최 대표가 직접 나서 ‘소버린 AI(주권 AI)’를 강조하는 등 새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라인야후 같은 경우는 일본에서 커머스 쪽 사업을 염두에 뒀을 것인데 일본은 이커머스 자체가 활성화되지 않았고, 아마존과 라쿠텐 같은 사업자가 이미 있다”면서 “만약 일본 시장을 나온다면 AI와 콘텐츠 쪽으로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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