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콘텐츠 사업 변화의 핵심 서비스 ‘클립’. / 사진=네이버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네이버가 올해 하반기 콘텐츠 사업의 대대적인 변화를 선언하며 새로운 성장 모멘텀 확보에 나선다. 상반기 발생한 대외 리스크 ‘라인야후’ 사태가 해소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가 반등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 때문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네이버TV, 클립 등 영상 콘텐츠 사업 생태계 강화를 선언하며 새판짜기에 집중하고 있다.
16일 네이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자사의 동영상 서비스 네이버TV의 채널 개선 조건을 없애는 등 오픈플랫폼으로 전환한다. 네이버TV는 그동안 네이버 블로그,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에서 구독자 100명 이상을 보유해야만 개인 채널을 개설할 수 있었다. 이번 개편으로 누구나 개인 채널을 개설할 수 있으며 유튜브와 유사한 시스템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또 네이버는 MZ세대들 사이에서 점차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자사 숏폼(짧은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 ‘클립’의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 클립은 네이버가 지난해 유튜브 ‘숏츠’,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등에 대응해 출시한 서비스다.
클립은 최근 3개월(4~6월) 진행한 ‘클립 특파원 챌린지’ 등을 통해 이용자 유입이 연초(1~3월) 대비 약 2.5배 증가하는 등 ‘MZ의 놀이터’로 관심을 받고 있다. 네이버는 앞서 지난 9일까지 하반기 클립 크리에이터 2500명 모집에 나서는 등 클립 콘텐츠 경쟁력과 창작자 생태계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는 클립을 중심으로 상반기 정식 출시한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 네이버TV, 블로그 등 이용자 커뮤니티 중심의 콘텐츠 서비스들을 서로 연계해 간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어 치지직 스트리머가 방송 콘텐츠를 클립을 통해 쇼츠로 제작해 네이버TV를 통해 선보이는 형태다. 유튜브가 실시간 스트리밍, 숏츠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과 비슷한 시스템이다.
네이버는 건전한 영상 콘텐츠 생태계 구축을 위해 창작자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특히 하반기 클립 크리에이터는 ‘클립 인센티브 프로그램(베타)’에 참여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 네이버는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클립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클립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가동하여 올 하반기에 총 8억원 규모의 수익을 지급할 예정이다. 클립 인센티브 프로그램은 올해 테스트 기간을 거쳐 내년에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네이버가 콘텐츠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이유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다. 이는 콘텐츠 사업을 통해 글로벌 공략을 강조한 최수연닫기최수연기사 모아보기 네이버 대표의 사업 구상과도 맞닿아 있다.
특히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 경영권 압박이 거세진 이후 주가가 역대 최저가인 16만원대로 하락하는 등 대외 리스크에 몸살을 앓았다. 다행히 최근 일본 정부가 라인야후에서 제출한 ‘보안대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전하고, 경영권 압박을 사실상 선회하면서 한숨 돌린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 주가에 대해 상반기 대외적인 리스크가 모두 적용됐으며 하반기 성장동력 확보 여부에 따라 주가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네이버 주가는 연초부터 C커머스, 라인야후, 유튜브 쇼핑 등 부정적인 이슈가 최근까지 이어지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면서도 “우려는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판단되지만 빠른 주가 회복에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 최근 미국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 네이버웹툰도 장기적인 글로벌 사업 강화를 통해 네이버 주가 반등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네이버웹툰은 영상 콘텐츠 제작, 해외 시장 개척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글로벌 웹툰 생태계 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웹툰의 상장을 통해 네이버의 글로벌 콘텐츠 사업의 확장과 K웹툰의 가치도 부각될 전망으로 라인야후 지분 매각 사태로 불거진 네이버의 해외 사업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네이버웹툰 상장으로 네이버 주가 회복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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