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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우주강국, 꿈 아닌 현실로…” 국제 협력의 장 COSPAR 직접 가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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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빈청장외 주요인사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을 비롯한 우주항공청 관계자가 COSPAR 기업 부스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 앞에서 주력 사업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한제윤 기자

“인류 문명이 태동한 이래로 우리는 항상 호기심과 경외심으로 하늘을 보며 그 너머에 있는 것을 꿈꿨다. 오늘날 우리 세대는 그 꿈을 현실로 바꾸며 선조들의 유산을 이어간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이 국제우주연구위원회(COSPAR) 학술총회 개막식 개회사에서 한 말이다. 전 세계 60여개국 3000여명 우주과학자가 한 자리에 모이는 COSPAR에서 우리나라는 그간의 우주 연구를 한층 더 발전시키고 국제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COSPAR 학술총회 기업 부스에서는 다양한 국내외 기업들이 참가해 우주탐사 기술을 선보이며 협업을 논의했다.

부스가 모인 전시장은 국내외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국제협력을 논의하는 장인 만큼 다양한 인사들이 각국 언어로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입구부터 가장 눈에 띈 것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부스였다.

NASA 관계자는 우주탐사와 관련한 이미지들이 상영되는 스크린을 가리키며 “이 영상은 다양한 우주 연구 분야를 표현한 것”이라며 “이는 NASA가 (우주 연구에 있어서) 특정 분야만이 아닌 폭넓게 협력 관계를 만들어간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 우주항공청 ‘라그랑주점 L4 탐사’… 전 세계 최초
올해 개청한 우주항공청은 NASA와 이미 여러 방면에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개청 때부터 국가적 차원에서 탐사 분야의 새 목표로 꼽혔던 ‘라그랑주점 L4’ 탐색을 위해 NASA에서는 탑재 장비에 필요한 기술, 태양 탐사선에 필요한 장비 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창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우주사업연구실장은 “우주탐사나 과학 목적으로는 국제적 기술 교류가 활발한 편이다. 앞으로 우리가 기술적으로 난관에 부딪칠 때 NASA의 기술 교환을 받을 수 있게 됐고, 그게 결국 우리의 베이스 기술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L4탐사
KAI L4 탐사선 목업 /사진=한제윤기자

이날 KAI 부스에서는 라그랑주 L4 탐사를 위한 태양관측 탐사선의 4분의 1 크기 목업이 처음 공개됐다. L4 탐사선은 태양 측면을 가장 효과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4번째 라그랑주점에 위치해 태양활동 피해 최소화를 위한 태양권의 변화를 선제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탐사선이다. L4 탐사 목적에 닿는 데까지는 앞으로 6~7년 후를 내다보고 있다.

이 우주사업연구실장은 “태양 활동에 대해 현재 수준으로는 예측 범위가 정확하지 않다. L4에 가게 되면 태양 활동이 지구에 영향을 많이 주는 것을 더 빠르게 예측할 수 있게 돼 대피를 시키거나, 안전보호 모드로 전환시킬 수 있게 된다”며 “지금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점점 우주 자산이 늘어나면서 태양의 영향 때문에 우주 자산이 망가지거나 손실을 입게 될 수도 있어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NASA를 중심으로 우주 분야는 전 세계가 함께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L4 탐사에 성공하면) 한국이 세계적으로 기여하는 부분이 생겨 우주 외교적으로 강화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보령 “우리나라 우주 강국 만드는 데 기여할 것”
KAI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의 뒤를 이어 세 번째 자리에 가장 크게 부스를 배정 받은 건 민간 기업인 보령이었다.

보령(옛 보령제약)은 우주 제약과 액시엄 스페이스와의 사업 내용 등을 담은 자사의 우주사업 계획을 부스에서 소개했다. 부스 내부 한쪽에는 장갑을 끼고 우주에서의 제약 실험을 직접 체험해보는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이런 밀폐형 부스를 거창하게 만들어놓은 건 전시장 내에 있는 모든 부스들 중 유일했다.

보령 관계자는 “(보령이) 투자한 액시엄 스페이스의 우주정거장 모듈”이라며 “액시엄 스페이스 본사에 가면 실제로 이 모듈이 있다. 내부는 우주인이 우주에서 쉴 수 있는 휴게 공간을 구현해놓았고, 실제로 실험했던 장면을 연출했다. 직접 집중적으로 경험해보고 실험에 참여해보라는 의미로 부스를 만들어놨다”고 소개했다.

기자도 내부에 들어가 직접 체험해봤다. 장갑을 끼고 실험해볼 수 있는 공간 위로는 우주가 보이는 창문을 만들어놓았고, 부스에서는 내내 마치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흘러나올 것 같은 음악이 나와 현장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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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이 전시한 밀폐형 실험 부스가 설치된 우주 정거장 모듈(왼쪽)과 우주에서 주로 진행되는 실험을 소개하는 안내판/사진=한제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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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부스에 전시된 초등학생이 그린 그림들 /사진=한제윤 기자

실제 우주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다양한 실험을 해볼 수 있다고 한다. 무균상태인 우주에서 환경을 이용해 어떻게 식물을 재배할 수 있을지, 우주의 제약 개발 시험 등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다.

부스 바깥쪽으로는 초등학생들이 ‘국제우주정거장(ISS) 속 하루’를 상상해 그린 그림들이 전시됐다. 우주미술 경연대회에서 1차 통과한 작품들로, 보령은 이들 그림 중 최종 수상작을 선정해 내년 ISS로 보낼 예정이다.

김정균 보령 대표는 COSPAR 학술총회에서 “미래에 우리를 우주로 데려다 줄 것은 스페이스X뿐만이 아닐 것”이라며 “액시엄 스페이스 같은 회사들이 상용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고 우주에 머물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인류가 우주 환경에 스스로를 돌보는 일이 점차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런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 우주정거장은 필수인 셈이다. 보령이 미국 우주기업 액시엄 스페이스와 손잡고 브랙스스페이스를 설립하는 등 우주에서의 공간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보령은 이날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과 우리나라 우주 연구 기반 구축 및 우주개발 기술 역량 확보에 상호 협력을 약속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김 대표는 “이번 협약이 우리나라 우주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우주산업을 활성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돼 향후 대한민국의 저궤도 활동 확대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우리나라가 세계 우주 강국으로서 우주 주권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COSPAR 기업 부스
COSPAR 기업 부스 현장. 국내외 우주과학 관계자가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사진=한제윤 기자

아시아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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