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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갈길 바쁜 카카오… 오너 사법리스크에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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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챗GPT·달리3
일러스트=챗GPT·달리3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지난주 20시간 넘게 강도 높은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카카오의 미래를 향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 측은 최근 제기된 각종 법률 이슈에 사건 별로 다른 로펌을 선임하는 등 전방위로 대응하고 있다.

IT업계에선 인공지능(AI) 시대 기술·사업적 비전을 내놓지 못한 카카오가 오너의 ‘사법리스크’에 발목을 잡힐 때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장대규)는 지난 9일 김 위원장을 소환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20시간 넘는 고강도 조사를 마친 가운데, 수사 기록에 대한 검토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SM 시세조종 사건에 대해서는 법무법인 세종이 카카오의 대리인으로 선임된 상태다.

검찰은 카카오가 지난 2월 총 2400억원을 동원해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집, 총 553회에 걸쳐 고가 매수를 하는 등 시세조종한 혐의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브는 당시 주당 12만원에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공개 매수하려 했지만 주가가 12만원 이상으로 뛰자 실패했다. 하이브의 공개매수 실패 직후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 주식을 대량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법적 효력은 아직 없지만, 시세조종 혐의 관련 카카오 임원(배재현 전 투자총괄대표)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브라이언(김범수 위원장의 영어 이름)의 컨펌이 났으니 걱정 마라” 등 구체적 증언이 나온 상황이다. 검찰은 암묵적 동의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김 위원장의 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현재 이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이다.

카카오는 SM 시세조정 의혹뿐만 아니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 카카오모빌리티 콜 몰아주기 의혹 등으로 인해 법률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문제와 관련해선 김 위원장의 뜻에 따라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대리인으로 선임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힌 상태다.

그러나 법률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기업 경영이 갈 길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근우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카카오에 대한 골목상권 침해, 중소기업 탈취 논란은 과거부터 꾸준히 제기됐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카카오) 공개 비판 이후 더욱 어려운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기업 형사 사건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죄가 성립되지 않는 ‘합리적인 경영상 판단’의 기준이 있다. 사법리스크가 있다고 하더라도 대기업에 걸맞는 혁신 사업으로 사업 본연의 갈 길을 가야할 때”라고 했다.

신임 경영진의 비전 제시와 추진력에 카카오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신아 대표가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지 반 년이 넘었지만 아직 신규 성장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AI 개발 조직 통합이 진행되었지만, 신규 모델 출시 일정이나 AI 서비스의 방향성이 공개되지 않아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규 성장 전략 제시가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달 19일 안산 데이터센터 공개 행사에서 취임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연내 ‘카카오다운 AI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공표했다. 정 대표는 “이용자에게 쉬운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고 연내 카카오에 맞는 AI 활용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목표”라면서 “AI를 접목해 가장 ‘카카오다운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다운 서비스’란 사용자 입장에서 편리하게 사용 가능한 서비스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톡을 통해 AI를 활용한 대화내용 요약, 말투 변경 등을 선보인 만큼 일상에서 활용도가 높은 서비스를 지향하겠다는 의도다.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AI 개발 움직임은 조직개편을 통해서도 확인 할 수 있다. 카카오는 AI 개발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흡수합병한 후 AI 전담조직 ‘카나나’를 출범했다. 카나나는 서비스와 AI모델 개발 두 파트로 나뉘면서도 서로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는 올해 ‘서비스형 AI’를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할 것”이라면서 “카카오는 연내 핵심서비스 카카오톡 등에 자체 AI 모델을 입혀 수익성과 기술력 모두를 잡겠다”고 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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