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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테크, AI 열풍에 ‘탄소 중립’과 멀어져… 탄소배출권 구입하고 원전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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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챗GPT 달리3
일러스트=챗GPT 달리3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를 확장 중인 가운데, 넷제로(Net-Zero·탄소 중립) 정책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넷제로는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흡수량을 뺀 순배출량이 ‘0′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020년 전후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들이 유행처럼 넷제로 목표를 제시했으나, 최근 생성형 AI 도입으로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각) “아마존이 그동안 500개 이상의 태양광 및 풍력 프로젝트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했으며, 당초 계획보다 7년이나 앞당겨 ‘청정에너지 100%’라는 목표에 도달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NYT는 그러나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전력이 아마존의 모든 사업체에 직접적으로 공급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비평가들 사이에서는 아마존의 계산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아마존은 오는 2040년을 넷제로 달성 시점으로 잡았다. 하지만 최근 전력 확보를 위해 원전업체와 계약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마존이 그간 표방한 재생에너지 전환 목표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최근 미 동부 해안의 원전에서 직접 전기를 공급받기 위해 원전업체 컨스텔레이션에너지와의 계약을 검토하고 있다. WSJ는 “기술 회사가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는 대신 기존 전기 자원을 사용하는 것은 전력 가격 인상과 배출량 감축 목표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넘어서 순배출 마이너스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으나, 데이터센터 건설로 2020년 이후 총 탄소 배출량이 30% 정도 늘어난 상황이다. MS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탄소배출권 구입을 선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MS는 미국 4위 석유·가스회사 옥시덴털페트롤리엄으로부터 수억달러 규모의 탄소배출권을 구매하기로 했다. 옥시덴털은 미 텍사스주에 이산화탄소 직접공기포집(DAC) 시설을 만들고 있다.

넷제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인정한 기업도 있다. 구글은 지난 2일(현지시각) 지난해 배출한 온실가스가 1430만t(이산화탄소 환산량 CO2e 기준)으로 전년과 비교해 13%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9년에 비해서는 48% 증가한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은 “AI 때문에 탄소 배출량이 증가하는 것을 목격한 구글은 더 이상 상쇄제(탄소 크레딧 등)를 사는 것을 그만뒀다”면서 “구글은 탄소 중립을 주장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구글 측은 온실가스 배출 급증의 원인으로 데이터센터 내 에너지 소비 증가와 공급망 배출 증가를 꼽았다. 특히 오픈AI의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주목을 받으면서 AI 모델을 개발·훈련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국내 기업들도 탄소 배출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네이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해 8만9505t으로 1년 사이 2.9% 증가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97%가 데이터센터와 자사 사옥의 전력 사용으로 발생했다며 향후 배출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한국수자원공사 등과 직접전력거래계약(PPA)을 통한 재생에너지 확보, 사옥과 데이터센터 내 자가 재생에너지 발전과 생산설비 확대 등으로 2040년 넷제로 달성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카카오 역시 ‘2040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린 친환경 데이터센터(안산)를 건립했다. 카카오 측은 “서버를 냉각하고 발생한 폐열을 난방에 재사용하는 등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면서 “연간 30GWh(기가와트아워)의 전력을 절감함으로써 탄소 배출량 역시 15%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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