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회사 시프트업이 11일 코스피 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장 초반 시프트업의 주가가 30% 이상 오르면서 다른 게임주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시프트업이 ‘반짝 흥행’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지식재산권(IP) 다양화로 하나의 게임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거두는 구조를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프트업은 이날 주당 공모가 6만원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했다. 이날 오전 11시37분 기준 시프트업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38% 오른 8만2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한때 시프트업 주가는 8만95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시프트업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4815억원으로 국내에 상장한 게임사 가운데 크래프톤과 넷마블, 엔씨소프트에 이어 4위 규모다.
지난 2013년 엔씨소프트 출신 김형태 대표가 설립한 시프트업은 ‘데스티니 차일드’ ‘승리의 여신: 니케’ ‘스텔라 블레이드’ 등을 개발했다. 지난 2022년 11월 출시된 모바일 게임 니케의 경우 한국 뿐 아니라 일본, 미국 등에서도 인기를 끌며 지난 2월 글로벌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시프트업 역시 니케의 흥행에 힘입어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
앞으로의 관건은 시프트업이 우상향 주가 흐름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앞서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게임사들의 주가는 현재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0년 9월 주당 2만4000원에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는 모바일 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흥행으로 한때 주가가 11만원대까지 치솟았지만, 확률형 아이템 위주의 모바일 게임에 치중하면서 10일 기준 1만9000원대까지 주가가 내려앉은 상황이다.
크래프톤은 지난 2021년 8월 주당 공모가 49만8000원에 코스피 시장에 입성했지만, 10일 기준 공모가 대비 반토막 수준인 28만3000원까지 주가가 떨어진 상황이다. 크래프톤의 대표작 ‘PUBG: 배틀그라운드’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고 현재도 사랑을 받고 있지만,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 이후 이렇다 할 인기 신작을 내놓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크래프톤이 준비 중인 신작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인조이(inZOI)’ 등은 내년 초에나 출시될 예정이다.
시프트업도 IPO 추진 과정에서 니케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프트업은 지난해 매출 1686억원, 영업이익 1111억원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는데, 매출의 90% 이상이 니케에서 나왔다. 시프트업의 첫 타이틀 ‘데스티니 차일드’는 지난 2016년 출시 후 흥행에 성공했지만, 인기가 식으며 서비스를 종료한 상황이다. 시프트업은 지난 2022년 니케를 출시하기 전까지 적자를 이어왔다.
시프트업이 선배 기업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IP 다각화가 필수다. 시프트업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시프트업은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현재 주요 수입원인 모바일 게임 니케가 데스티니 차일드처럼 이용자 이탈 시 매출이 급감할 수 있다는 점을 투자위험요소로 명시했다.
시프트업은 상장 일정에 맞춰 지난 4월 콘솔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를 출시하며 매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시프트업에 따르면 스텔라 블레이드는 최근까지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넘었다.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등 8개국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첫 단추는 잘 꾀었지만, 패키지 게임 특성 상 지속적인 매출 확대를 기대하긴 어렵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중심 대형사들의 부진을 감안하면 서브컬처 장르 경쟁력과 일본·북미 콘솔 시장 내 성과는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요소”라면서도 “다만 차기작 출시 전까지는 추가 성장 모멘텀이 약한 만큼 상장 이후 주가 변동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시프트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장담하고 있다.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는 지난달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년 간 회사에 뿌리내린 성공 DNA를 앞으로 만들 게임에도 이식해 ‘의도된 성공’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는 회사로 성장시키겠다”면서 “상장 후에도 개발 중심 회사로의 정체성과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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