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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장악하는 中토종 브랜드… 車 내수시장 60% 석권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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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과 독일 등 외국계 자동차 브랜드에 안방을 내줬던 중국 자동차 시장이 변혁기로 들어섰다. 중국 토종 브랜드의 판매 점유율이 지난해 51.9%를 나타내며 처음 절반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그 수치를 약 60%로 끌어올리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마저도 중국에서 고전하는 추세다. 자국산을 애용하는 ‘애국소비(궈차오)’ 열풍에 중국의 기술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자동차뿐 아니라 외식, 잡화 등 시장에서도 중국산이 초강세다.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이었던 중국이 이젠 ‘외산 무덤’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중국 車 브랜드 내수 60% 가까이 장악


9일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1∼6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의 판매 점유율은 57%다. 2021년만 해도 외국계 브랜드가 중국 자동차 판매량(내수)의 58.8%를 차지했다. 3년 만에 전세가 완전히 역전된 셈이다. 세제 혜택 등 자국 전기차 제조사를 성장시키려는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빠르게 전기차 전환에 나섰던 것이 바탕이 됐다는 분석된다.

실제 CPCA 측은 “6월 중국 신에너지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 침투율(신차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8.4%로 지난해 같은 기간(34.9%)보다 13.5%포인트 늘었다”라며 “중국 브랜드의 이 수치는 72.5%에 달한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국 내 연간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 판매량에서 비야디(BYD)에 이어 2위에 올랐던 테슬라는 올해 1∼5월 누적 판매 점유율에서 지리자동차(2위·7%)에 이어 3위(6.9%)로 내려앉았다. 1위 비야디의 점유율은 33.4%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점유율 60%에 다가섰다는 건 중국 토종 자동차 브랜드의 영향력이 기존 초저가형 모델에 이어 중형 이상까지로 확장됐다는 것을 뜻한다”라며 “(외국계 브랜드는) 고급 차 시장을 공략하거나 다른 신규 시장 발굴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애플·나이키·스타벅스도 위기론 ‘솔솔’


2020년 이후 중국 소비재 시장에서 화두로 떠오른 중국의 애국소비는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 외국계 브랜드에 장벽이 되고 있다. 정보기술(IT) 리서치 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1분기(1∼3월) 중국 휴대전화 시장에서 애플의 판매 점유율(16%)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포인트 떨어졌다. 이 기간 화웨이와 아너(화웨이 산하 중저가 휴대전화 브랜드)는 각각 7%포인트, 1%포인트가 올라 합계 점유율 34%로 애플을 멀찍이 따돌렸다.

2022년, 나이키를 꺾고 중국 스포츠의류 매출 1위 자리를 차지한 중국 토종 브랜드인 안타스포츠는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한 약 5조6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 토종 커피 브랜드인 루이싱커피의 경우 3월 말 기준 중국 내 점포 수가 1만8590개다. 아직 7000개에 미치지 못하는 스타벅스(6975개)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전보희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팬데믹 기간 공급망 붕괴로 자국산 제품을 쓰면서 만족감을 느낀 20대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애국소비가 지속되고 있다”며 “대중 무역제재가 강화되는 추세가 애국소비를 더 자극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 중국 리스크에 한국 산업계도 ‘고심’

자동차를 비롯해 중국을 주요 해외 판매처로 삼아 왔던 한국 산업계의 고민도 깊어진다. 현대자동차만 해도 판매량 감소로 한때 5곳에 달했던 중국 생산 공장을 줄이고 있다. 최종 ‘2개 공장 체제’로 전환한다는 게 현대차의 계획. 현지 판매 점유율이 1%로 떨어진 기아는 중국 공장을 동남아 등 해외 수출 기지로 활용한다는 고육지책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 소비재 산업 또한 중국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1∼5월 누적 기준, 한국 소비재의 주요 수출 품목인 화장품의 중국 수출 금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5% 떨어진 8억2900만 달러(약 1조1475억 원)를 나타냈다.

정지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팀장은 “중국 시장에서 외국 브랜드는 프리미엄 시장을 노려야 하는데 한국 기업의 이미지는 현지에서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아 공략이 쉽진 않다”라며 “상품군 구성을 재정비(고급화)하고 기술력 격차를 벌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라고 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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