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파업 우려를 딛고 2024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현대차는 노사가 8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개최한 11차 임금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임금교섭에는 이동석 현대차 대표이사와 문용문 노조지부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상견례 이후 46일 만에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찬반투표를 거쳐 가결 시 2019년 이후 6년 연속 무분규 기록을 이어가게 된다.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는 오는 12일에 진행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동조합(금속노조현대차지부)은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이달 10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매일 4시간씩 부분파업을 예고한 상태였다.
주요 내용은 기본급 11만2000원(4.65%)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2023년 경영성과금 400%+1000만 원, 2년 연속 최대 경영실적 달성 기념 별도격려금 100%+280만 원 지급, 재래시장상품권 20만 원, 임금교섭 타결 관련 별도 합의 주식 5주 등이다. 또한 글로벌 누적판매 1억대 달성이 예상되는 9월경에는 품질향상 격려금 500만원과 주식 20주를 지급하기로 특별 합의했다.
기본급 인상분 외에 현금성 보너스만 상여금 500%와 각종 성과금 및 격려금 1800만 원(상품권 포함), 주식 25주(7월 8일 종가 기준 707만5000원) 등이다.
앞서 노조는 기본급 15만90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금요일 4시간 근무제, 국민연금 수급 연계 정년연장 최장 64세 등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정년연장의 경우 사측은 당장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보면서도 기술숙련자 재고용 기간을 기존 최대 1년에서 최대 2년으로 연장하는데 합의했다. 사실상 정년을 만 62세로 늘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현대차 측은 정년연장과 노동시간 단축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개선 방향성에 대해 지속 연구하고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노사는 기존 근로조건 중심 교섭 관행을 넘어 사회문제 해소에 기여하고 지역사회 상생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로 뜻을 모았다. 매년 60억 원을 출연하는 사회공헌기금과 별도로 올해 지급되는 성과금 중 직원 1인당 1만 원을 공제해 기부하고 회사는 직원 출연 금액을 포함해 총 15억 원을 출연하는 ‘노사 공동 특별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해당 기금은 저소득층 육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돌봄 지원 활동 등에 기탁한다는 방침이다.
청년 실업문제 해소와 국내 일자리 창출 일환으로 생산현장 기술직 신규 채용도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해 교섭에서 내년 300명을 고용하기로 한데 이어 올해 교섭에서 2025년 추가 500명을 채용하는데 합의했다. 2026년에도 300명 규모 기술직 인원 채용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협력사 동반성장을 위해 그룹사 차원에서 1000억 원 규모 상생펀드를 운용하고 연간 50억 원 규모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과 협력사 온실가스 감축설비 구입을 위한 총 50억 원 규모 금융 지원 등을 단행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과 협력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우려와 관심 속에 노사가 사회문제 해소와 지역사회 상생 방안을 담은 6년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며 “고객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최고품질 자동차를 만들 수 있도록 노사가 함께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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