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용인의 미래를 위한 틀 닦아…바짝 끈 조일 것”
공무원노조 “이상일 시장은 소통왕…남은 2년 열심히 달려주길”
“환경교육도시 ‘퍼스트 펭귄’ 되기 위해 부단한 노력 기울일 것”
자치단체장이 민선으로 전환되면서 선출된 단체장과 공직사회는 어느 정도 불협화음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공직자들이 결성한 노동조합, 즉 공무원노조는 대부분 단체장과 각을 세우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그런 공무원노조가 ‘일 잘하는 시장’ ‘소통왕’ 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 시장이 있다. 바로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다.
민선 8기 2주년을 맞아 8일 용인시청에서 이상일 시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다소 피곤한 모습으로 맞은 이 시장은 하루 일과가 너무나 빠듯하다고 했다. 새벽같이 나와 업무를 보는 경우도 많은데다, 집무실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장도 수시로 다니며 주민들과 소통하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너무나 짧게 느껴진다고 했다. 특히 주민들과 소통을 한 내용은 투명하게 공개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보도자료로 내는데, 차에서 움직이며 일일히 체크를 하기 때문에 시력이 많이 나빠졌다고 했다. 집무실에서도 보고와 민원 방문 등으로 화장실 갈 틈을 내기조차도 어려운 실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시장은 이렇듯 빠듯한 일상속에서도 시민들이 칭찬하고 직원들이 응원을 할 때 힘이 솟는다고 했다.
이 시장이 취임 후 한 일은 역대 시장들이 한 일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는 얘기가 용인 공직사회에서 심심찮게 들려온다. ‘용인 이동남사 첨단시스템 반도체 국가산단 유치’ ‘송탄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 ‘옛 경찰대 부지 언남지구개발사업’ ‘국도 45호선 예타 면제’ ‘반도체특성화고 유치’ 등 굵직한 사업들만 수두룩하다.
이 시장은 여기에 포곡·모현읍의 ‘수변구역 중첩규제 해제 적극 추진’을 더 꼽았다. 해당 지역은 축구장 500여개 넓이에 해당하는 경안천 주변 3.9㎢(약 118만평)로 군사보호시설과 수변구역 등 이중 규제가 적용된 곳이다. 이 시장은 해당 지역이 해제와 함께 경강선 연장 등 철도 사업이 가미되면 광주에서 용인을 있는 새로운 축이 형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용인특례시공무원노동조합은 취임 2주년을 맞아 지난 1일 이 시장에게 축사를 보냈다. 노조는 이 시장의 그간 성과를 치켜세우면서 ‘소통왕’이라는 칭호를 붙였다.
노조는 “노조가 생긴 이래로 세 분의 시장을 겪어보았지만 단연코 이상일 시장을 으뜸으로 뽑고 싶다”며 “시장과 노조위원장과의 핫라인, 직원처우개선에 대한 시장의 관심과 해결 의지 등이 모든 것을 다른 시.도 공무원 노조위원장들이 부러워한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장님 취임 후 노조사무실 처음 방문했을 때 운동화 선물로 드린 거 기억하나. 새 운동화 다시 선물로 드릴 테니 4000여 공직자, 110만 용인시민을 위해 다시 끈 바짝 조이고 남은 2년도 열심히 달려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 시장은 7월 축사와 함께 지난 3월에 노조가 발표한 자료를 보이며, 지난 21개월 동안 노조와 10번의 소통을 한 것이 ‘소통왕’으로 불리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이 시장이 보여준 프린트물에는 “경기도 공무원노조가 김동연 지사가 ‘불통지사’라고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기도 했다.
이 시장은 “직원들이 이토록 나를 칭찬하고 응원하는데, 저 역시 운동화 끈을 풀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의 성과가 미래를 위한 틀을 닦는 과정이었다면, 틀이 더 견고해 질 수 있도록 바짝 끈을 맬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굵직한 사업들을 추진하면서 이 시장은 최근 전국대도시시장협의회 소속 5개 도시 시장과 자원순환 분야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슈피텔라우’와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의 ‘아마게르 바케’를 다녀온 이야기를 꺼냈다.
그동안 수도권의 쓰레기를 감당해오던 수도권매립지가 2016년부터 더 이상 반입을 하지 않게 되면서 쓰레기 처리 문제는 지자체마다 난제로 떠올랐다. 이에 5개 지자체장들이 친환경 자원순환으로 유명한 지역을 다녀온 것이다.
이 시장은 특히 쓰레기 처리장에 대한 현지인들의 인식에 대해서 놀랐다고 했다. 이 시장은 “오스트리아 비엔나는 우리 용인시의 3분의 2정도밖에 안되는 도시에 170만명이 사는데 시내 중심부에 4개의 소각 시설이 있다”며 “시민들이 소각장 자체를 크게 거부하지 않았던 점에 주목했다”고 했다.
이 시장에 따르면 아마게르 바케에서 직선거리 200m 거리에 454가구가 사는 아파트가 옆으로 이어져 있다. 이 시장은 현지 안내인에게 주민들의 반대가 없었냐고 물었고, 조망권에 대한 문제를 지적 외에는 반대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시장은 “건설 후 오히려 많은 관광객과 스포츠인들이 찾아오고 집값이 올라 주민들이 오히려 좋아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또 2㎞ 거리에는 덴마크 왕궁이 있는데, 이러한 배경에는 기술력이 뒷받침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이 시장은 “소각장에선 첨단기술로 쓰레기를 완벽하게 소각하고, 철저하게 필터링해서 바깥 공기보다 깨끗한 수증기가 굴뚝에서 나온다”며 “1톤을 소각하면 1g이 남는다. 우리도 그 기준을 굉장히 강화해 놓으면 인식이 바뀔 것”이라고 했다.
아마게르 바케는 쓰레기 소각시설 지붕의 높낮이를 이용해 스키장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 눈이 아닌 인조 잔디 형태의 스키장으로, 미끄러짐은 설질과 비슷하게 설계됐다. 또 외벽에는 암벽 크라이밍 시설이 돼 있어서 관광지로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현재 용인에서도 처인구 이동읍 덕성리에 가칭 ‘용인그린에코파크’를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포곡과 수지 2곳의 소각장에서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지만 하루 평균 최대 370톤에 불과해 일부 폐기물은 외부에 위탁 처리하고 있다. 2030년 하루 평균 예상 폐기물은 638톤에 달해 시로서는 소각장 건설이 시급한 과제다.
시는 지난해 7월 소각시설입지위원회를 구성해 시 전역을 대상으로 후보지를 조사했고, 입지·사회·환경·기술·경제 등 5가지 분야에 대해 평가해 덕성리를 최종 선정했다.
이 시장은 이곳에 덴마크 아마게르 바케나 국내 소각시설 모범사례로 평가받는 아산환경과학공원 등 주민 친화적 시설을 갖춘 소각장을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시는 500억원을 투자해 복합문화체육시설과 전망타워, 물놀이장, 수영장, 전시실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특히 시민들이 많이 우려하는 다이옥신에 대해서도 각별히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법적 배출 허용 기준인 0.1나노그램보다 20% 강화된 0.08나노그램으로 엄격히 관리하고, 굴뚝자동측정기기를 설치해 먼지와 염화수소, 질소산화물 등 8가지 오염물질의 배출 농도를 실시간 공개할 계획이다.
이 시장은 평소 강의를 다니면서 ‘퍼스트 펭귄’을 강조한다. 선도적 행동으로 도전하는 사람을 뜻하는데, 용인시가 여러 분야에서 퍼스트 펭귄이 되겠다는 각오를 내비치는 것이다.
친환경도시 부분도 예외는 아니다. 이 시장은 지난 6월 5일부터 11일까지 포은아트홀에서 열린 ‘제3회 환경교육주간’에 열린 ‘환경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탄소중립을 실천하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용인특례시가 환경교육도시의 퍼스트 펭귄’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당시 행사는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환경토크콘서트, 환경박람회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었다.
이 시장은 “2022년 네 곳의 요청 도시 중 용인특례시가 환경교육도시로 전국에서 제일 먼저 선정됐다.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누구보다도 잘 인지하고 있고 준비를 해 왔던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전국 최초 단독주택 소형 폐가전 무상수거, 갈담생태숲과 경안천도시숲 등 탄소흡수원 마련 등 차별화된 친환경 정책을 계속 발굴해 용인시가 환경분야에 있어서도 퍼스트 펭귄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끝으로 “1조1000억원 규모의 국도 45호선 처인구 남동에서 안성 양성면 12㎞ 구간 확장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게 돼 3년 이상 빨라질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자하는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도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속도를 낼 수 있게 될 것이다. 끈 바짝 조여매고 달릴 것”이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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