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문자메시지 발송사업자 진입 요건을 강화하는 등 보이스피싱에 악용될 수 있는 인프라를 사전 차단한다. 음성 워터마크 등 인공지능(AI)·디지털기술을 활용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목표다.
과기정통부는 8일 국무조정실이 주재한 보이스피싱·불법사금융 척결 합동 태스크포스(TF)에서 통신분야 보이스피싱 대응 방안 4대 전략·12개 과제를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지속적인 노력으로 보이스피싱이 줄어들고 있지만, 미끼문자·스팸문자 범죄가 증가하는 등 범죄자들도 AI 등 신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 과기정통부는 불법스팸과 대포폰 개통 등 보이스피싱에 활용될 ‘회선’을 사전에 정화한다. 국내 문자 발송시장은 연 2조원 규모로, 약 1178개 사업자가 난립한다. 정부는 문자 재판매 사업 진입요건을 상향하고, 현장조사와 시정명령 등 관리·감독을 강화한다. 보이스피싱 범죄 주요 수단인 대포폰 대량 개통을 차단하기 위해 동일명의 다회선 가입제한 기간을 현재 30일에서 180일로 연장한다. 1인당 3회선까지 보유가 가능한 점을 고려할 때 연간 개통 가능한 휴대폰 회선수가 기존 총 36개에서 6개로 줄어드는 것이다. 정부기관이 보유한 신분증 사진 진위 여부 판독까지 가능하도록 본인확인 절차를 강화한다. 정부공인 명의도용방지서비스도 적극 활용한다.
과기정통부는 국민이 보이스피싱 위험을 인식하도록 해외·공공기관발 문자·전화에 대한 ‘표시제도’를 강화한다. 기존 일반 국제문자에 이어, 휴대폰로밍으로 발송되는 문자에 대해서도 ‘안내문구[로밍발신]’를 표시한다. 해외발 문자를 이용자가 인식하도록 해 위험요소를 줄인다. 또, 공공·금융기관이 발송하는 문자에 안심마크 표시 서비스 적용을 284개기관까지 확대한다.
범죄에 사용된 전화·문자 회선 ‘신속차단체계’를 고도화한다. 지난해 휴대폰에 ‘스팸 신고’ 버튼을 도입한 데 이어, 피싱 간편신고 버튼을 도입해 의심 번호에 대한 신속한 신고·차단이 가능토록 한다. 발신번호를 조작해 전화·문자를 발신한 경우, 해당 회선뿐 아니라 연결된 전화 회선·문자 발송계정 전체를 차단 처리해 추가 범죄를 예방한다.
또, ‘AI·디지털 기술’이 보이스피싱을 잡아내도록 대응체계에 적극 도입키로 했다. 딥보이스 등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이 등장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금융감독원의 통화데이터를 민간에 제공해 AI 기술을 활용한 피싱 범죄 식별 기술을 조기 상용화한다. 딥보이스를 이용한 보이스피싱 범죄 가능성에 대비해 음성 워터마크 제도화 등을 추진한다. ‘AI기반 보이스피싱 조기 탐지 R&D사업’을 추진해 대응 역량을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진화하는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대응방안을 발굴해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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