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내에서 발생하는 문화·역사 왜곡에 시급히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 용호성 신규 차관 임명과 관련해서는 과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이 재조명되며 검열 분위기 부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해외 생성형 AI가 독도 소유권이나 만리장성의 길이 등을 묻는 질문에 심각하게 왜곡된 답변을 내놓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체부가 이 사안을 모니터링하고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생성형 AI에 중국 만리장성에 대해 질문을 하면 한반도 영토까지 길이가 연장된 모습으로 답하고 독도 역시 왜곡된 답변을 내놓는 일이 많다”며 “교육부, 외교부와 협력해 모니터링하고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이날 국회 업무보고를 통해 “K-컬처가 이끄는 글로벌 문화강국이란 비전 아래 글로벌 신문화 전략, 국민 문화 여가비 부담 완화 등 5대 과제를 중점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K콘텐츠가 세계 시장 선두 주자가 될 수 있도록 6000억원 규모의 민간 중심 ‘K-콘텐츠 전략펀드’를 신규 조성하는 등 총 1조7400억원 규모 정책 금융을 공급할 계획이다. 콘텐츠기업에 자금 지원을 하는 완성보증제도 개편과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확대도 추진한다. 게임·영화·웹툰 등 장르별 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업무보고 이후 이어진 질의에서는 용호성 제1차관 임명 적절성에 대한 야당 공세가 이어졌다. 용 신임 차관은 과거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징계를 받았다. 지난 4일 차관 임명 소식이 전해진 후 문화예술계 여러 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형배 의원,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 등 야당 문체위원은 박근혜 정권 시절 블랙리스트 사건을 언급하며 유인촌 장관과 용 차관을 거세게 질타했다. 민 의원은 “장관은 블랙리스트 검열이라는 사안에 무뎌져 있고 차관은 당시 사건의 당사자”라고 “가장 문화적이어야 할 부처가 야만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인촌 장관은 “문화예술계 안팎에서 우려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더 노력할 것”이라며 “과거 블랙리스트 사건을 다시 들추기 보다는 상처를 서로 치유하고 보듬어주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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