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시장 2·3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KT와 LG유플러스가 지난해 회선 수용 용량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사물인터넷(IoT) 회선 등을 적극 수주하며 순위 경쟁에 나서고 있다. 회선 수용 용량은 현재 통신사가 갖추고 있는 설비를 통해 최대 보유할 수 있는 회선 수를 뜻한다. 반면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며 회선 수 1위를 유지하고 있는 SK텔레콤은 회선 수용 용량을 줄였다.
8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KT의 회선 보유 용량은 2492만개로 전년 대비 3.7% 늘었고, LG유플러스의 회선 보유 용량은 2628만개로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의 회선 보유 용량은 4588만개로 6% 줄었다.
SK텔레콤과 KT·LG유플러스 간 회선 수용 용량 증감은 LTE(4세대 이동통신)에서 갈렸다. 지난해 KT와 LG유플러스는 LTE 회선 수용 용량을 전년과 비슷하게 유지하는 대신 5G(5세대 이동통신) 회선 수용 용량을 늘렸다. 반면 SK텔레콤은 5G 회선 수용 용량은 늘렸지만 LTE 회선 수용 용량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KT와 LG유플러스는 휴대폰 가입자 수 증가율이 점차 둔화하는 가운데 IoT 회선으로 경쟁하고 있다. IoT 회선은 일반적으로 LTE 회선으로 집계되는 만큼, KT와 LG유플러스는 경쟁을 위해 LTE 설비를 보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1월 LG유플러스는 한전 IoT 회선 수주에 힘입어 전체 가입 회선 수에서 KT를 누르고 통신 시장 2위에 오른 바 있다. 당시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713만3388개, 1801만6932개의 회선을 확보했다. 지난 5월 KT는 ‘한국전력 저압(가정용) AMI(원격검침인프라) 6차 사업’을 진행할 사업자로 최종 선정된 뒤, 110만개의 IoT 회선을 확보했다.
반면 SK텔레콤은 KT, LG유플러스와의 회선 수가 이미 차이를 보이는 만큼 많은 LTE망 설비를 보유해야 할 유인이 적다. 지난해 기준 SK텔레콤이 보유한 총 회선 수는 3127만5687개였다. 같은 기간 KT의 회선 수는 1714만8300개, LG유플러스의 회선 수는 1849만4489개였다. 이에 SK텔레콤은 LTE 설비를 줄이고 절감한 비용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신산업 분야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KT와 LG유플러스보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SK텔레콤은 점차 가입자 수가 줄고 있는 LTE망 효율화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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