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10곳 중 9곳이 하반기에도 상반기 수준의 투자를 유지하거나 상반기보다 투자를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로 기업 규제 완화와 법인세 감세·투자 공제 등 세제지원 강화를 거론했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하반기 주요 대기업 국내 투자계획'(132개 응답)을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와 비슷한 규모로 투자하겠다는 응답이 74.2%로 가장 많았다. 상반기 대비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응답도 16.7%로, 전체 응답 기업의 90% 이상이 하반기 투자를 줄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에, 축소하겠다는 기업은 9.1%로 조사됐다.
하반기 투자 확대를 계획한 기업은 △노후화된 기존 설비 교체·개선(31.8%) △업황 개선 기대감(31.8%) △불황기 적극적인 투자로 경쟁력을 확보(13.7%)를 주된 이유로 손꼽았다.
응답기업의 43.9%는 인공지능(AI) 투자를 계획(10.6%)했거나 검토(33.3%)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AI 관련 투자 이유로 △생산공정과 물류시스템 효율화(46.6%) △신제품 개발과 서비스 품질 향상(29.3%) △데이터 분석·전략 수립(13.8%) 순으로 응답했다.
투자 축소 계획 기업은 △고금리 등 글로벌 통화긴축 지속 전망(33.4%) △원가 상승에 따른 리스크 확대(16.7%) 등을 이유라고 응답했다.
한경협 관계자는 “기업이 고금리 등 통화 긴축 지속을 우려하지만 글로벌 수요 증가 등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전체적으로 상반기 대비 투자를 유지하거나 늘리겠다는 기업이 많았다”고 해석했다.
투자활동이 본격화되는 시기에 대해서는 37.1%가 내년 상반기로 전망했다. 이미 활성화됐다는 응답은 24.2%, 올해 하반기는 15.2%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로 △투자 관련 규제 등 기업 규제 완화(25.0%)를 가장 많이 꼽았다. △법인세 감세·투자 공제 등 세제지원 강화(22.7%) △물가 안정(12.9%) 등으로 응답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고금리 고환율 장기화로 기업 자금사정이 악화되는 등 경영환경이 매우 어렵다”며 “기업이 투자 여력을 갖추도록 세제지원 확대와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연구개발(R&D) 인센티브를 확대해 미래산업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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