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7월 3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공군 스포츠컴플렉스에서 페루 국영 항공정비기업 SEMAN과 ‘FA-50’ 부품 공동생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날 체결식에는 디나 볼루아르테(Dina Boluarte) 페루 대통령을 비롯해 국방장관 및 육·해·공군 총장 등 페루 최고위급 인사와 강환석 방위사업청 차장, 최종욱 주페루 대사 등 한국 정부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협약서 서명에는 양사 대표인 강구영 KAI 사장과 하이메 로드리게스(Jaime Rodriguez) SEMAN 사장(공군소장)이 참여했다.
SEMAN은 페루 항공산업 진흥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방부 산하 국영 기업으로 창정비, 성능개량 등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2012년 KAI가 페루와 수출 계약한 ‘KT-1P’ 20대 중 16대를 SEMAN이 현지 조립했다.
업무협약은 2023년 5월 페루 방산전시회 ‘SITDEF 2023’ 기간 중 페루 정부, 공군, SEMAN과 논의한 산업 협력방안에 대한 후속 조치로 진행됐다.
KAI는 지난 1년간 페루에서 현지 실사 활동을 진행했으며 이번 MOU 체결을 통해 공동 태스크포스팀(TF)을 구성하고 기계·판금 등 주요 부품 공동생산을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현재 KAI는 30년 이상 된 노후 전투기의 교체 시기가 도래해 잠재 수요국가들이 많은 중남미 시장에 가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페루는 노후 미라지, 미그기 교체를 위한 차세대 전투기 사업 후보 기종으로 FA-50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AI는 페루 공군의 안정적인 KT-1P 운영과 함께 부품 공동생산 MOU 체결로 앞으로 FA-50이 페루 차세대 전투기 사업 기종선정에서 우호적인 토대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AI는 앞으로 중남미 시장과 함께 아프리카, 유럽, 북미 등으로 수출을 확대해 국산 항공기 중심의 글로벌 안보벨트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강구영 KAI 사장은 “페루는 KAI에게는 2012년 KT-1P 20대 수출 계약을 하며 동남아시아와 중동을 넘어 중남미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어준 뜻깊은 나라다”며 “이번 협약 체결을 통해 페루와 항공산업 협력을 확대하고 중남미 시장 수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K-방산 수출을 위한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활동의 일환으로 이번 행사에 참석한 강환석 방사청 차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페루 해군, 육군 사업에 이어 공군 사업 분야에서도 양국간 협력이 증진되는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한다”며 “이번 협약 체결을 계기로 ‘FA-50’ 수출 사업이 조속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페루 정부의 관심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이번 FA-50 부품생산 협력은 공군 현대화 사업의 핵심역할을 담당하는 SEMAN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신성장 동력 사업을 수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국 측의 지속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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