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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노게임즈 “안녕서울, 한 땀씩 독학해 개발…이용자 덕에 여기까지”

데일리안 조회수  

김진호 지노게임즈 대표 겸 개발자 인터뷰

네오위즈가 퍼블리싱…탄탄한 내러티브 주목

“흔히 마주할 수 있는 청년 모습 담아…위로 되길”

김진호 지노게임즈 대표.ⓒ데일리안 이주은 기자

네오위즈가 개발사 지노게임즈의 데뷔작 ‘안녕서울: 이태원편’을 퍼블리싱하겠다고 밝혔다. 스컬, 산나비 등 히트 인디게임 발굴에 일가견을 가진 회사인 만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노게임즈는 대표 겸 개발자인 김진호 대표가 혼자 이끌고 있다. R&D(연구개발) 회사에서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 에이전시 업무를 주로 맡아 왔다. 그러다 3년 전 자신의 작업물을 많은 사람에게 선보이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 게임 개발에 뛰어들게 됐다.

지난 2일 데일리안과 만난 김진호 지노게임즈 대표는 “초반엔 외주로 돈을 벌어 게임에 쓰는 식으로 업을 이어왔다”며 “작년 지스타를 마지막으로 이제 그만하고 살 길 찾아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는데 부족한 작품에도 이용자분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녕서울: 이태원편’은 운석 충돌로 종말까지 6개월 남은 서울에서 벌어지는 혼란과 탈출기를 다룬다. 삶을 포기하려던 20대 주인공 ‘라연’이 우연히 우주 대피에 관한 기밀문서를 입수하면서 이야기가 이어진다.

김 대표는 “‘브레이킹 배드’라는 미국 드라마를 보고 많은 영감을 받아 스토리를 만들게 됐다”며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불치병에 걸려 죽음을 앞두고 성격이 극단적으로 바뀌게 된다. 이게 한국 전반에 적용되면 어떨까하는 상상에서 출발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할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하면서 스토리를 구성했다”며 “여러 번의 수정을 거치기 전 초반 구상 단계에선 훨씬 더 어두운 게임이었다”고 덧붙였다.

주인공은 주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성향의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주위에서 하라는 건 많은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흔한 청년들의 고민을 안고 있다”며 “라연이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위기를 극복하고,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렸다”고 설명했다.

내러티브 중심의 게임인 만큼, 스토리를 몰입감 있게 풀어내기 위해 드라마에서 사용하는 촬영 기법이나 미장센을 다수 포함했다. 인물 대사도 번역체 느낌보다는 구어체 느낌으로 친근하게 전달하기 위해 신경 썼다. 네오위즈도 탄탄한 스토리라인에서 가능성을 보고 협업을 제안했다고 알려졌다.

김 대표는 “스토리 기반 콘텐츠에서 ‘이건 이래서 안 돼’ 등 훈계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되게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은 경계하고 있다”며 “이용자가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가 됐으면 좋겠다. ‘잘하고 있어’ 정도의 위로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노게임즈가 개발 중인

개발자로서 첫 작품인 만큼 모든 과정은 독학에서 시작됐다. 김 대표는 “프로그래밍부터 사운드까지 거의 모든 걸 독학으로 배웠다”며 “사운드는 돌아다니면서 녹음을 하거나 무료 리소스를 다듬는 형태로 전개하고 있다. 2.5D 도트 그래픽에 3D 렌더링 기법을 활용하고 있는데 이것 역시 다른 작품을 따라 해보는 식으로 배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개발 과정에서 여러 고충이 많았다고. 오랜 기간 혼자 개발에 몰두하다 보니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고 회의감도 들었다고 했다.

김 대표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으로 작년 지스타에 출품하게 됐는데 이때 회의감이 최고치에 달했다”며 “이제 그만하고 살길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용자들이 게임을 재밌게 플레이하는 걸 보니 그런 생각을 한 게 부끄러워졌다”고 회상했다.

그는 “약 500분이 게임을 즐겨주셨는데 그중 한 분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셨다”며 “‘나랑 사진을 왜 찍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정말 감사했다. 중간중간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항상 이용자 피드백이 동기부여가 돼서 개발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지스타 출품과 스팀 데모 버전 출품을 통해 이용자 피드백도 다수 반영했다. 김 대표는 “스토리 개연성이나 대중성 부분에서도 많은 수정이 있었다”며 “퍼즐 난이도가 원래는 훨씬 높았는데 생각보다 게임을 깊게 즐기지 않는 이용자분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셔서 퍼즐 난이도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태원편을 시작으로 게임을 3부작 시리즈 형태로 전개할 계획이다. 후속작으로 구현해보고 싶은 지역을 묻자 그는 “광화문이나 여의도, 가산 등이 생각난다”며 “분위기나 히스토리가 흥미로운 지역 등 인게임에 녹일 수 있는 요소가 많은 곳을 위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안녕서울: 이태원편은 오는 11월 스팀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 대표는 “그동안 고민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으나 그럼에도 개발을 이어올 수 있었던 힘은 이용자들과 관계자분들 덕분”이라며 “후속 시리즈를 이어가는 과정에서도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라고 밝혔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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