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과 낸드플래시, 로직,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술을 모두 보유한 기업은 전 세계에서 삼성전자가 유일합니다. 특정 제품에 특화돼 잘하는 기업과 달리 미래를 대비한 다양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3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2회 국제 나노기술심포지엄 및 융합 전시회’ 기조연설에 나선 송재혁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는 이같이 말했다. 송 사장은 ‘더 나은 삶을 위한 반도체 혁신(Semiconductor Innovation for a Better Life)’이라는 주제로 인공지능(AI) 시대를 겨냥한 반도체 개발 진행 현황과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기술 경쟁력에 대해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파운드리와 메모리, 어드밴스드 패키지(첨단 조립) 사업부가 ‘원팀’으로 협력하는 ‘턴키’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12일(현지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에서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생산을 위한 원스톱 AI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송 사장은 AI 시대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며, 패키징 솔루션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가 초미세화되면서 이를 생산하기 위한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여러 개의 반도체를 묶는 패키징 기술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AI 시대 반도체 기술력의 핵심은 패키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송 사장은 향후 반도체의 구조가 3차원(D)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AI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높은 성능의 반도체가 요구될 뿐만 아니라, 과도한 전력 소모를 효율화할 수 있는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차세대 반도체 기술력의 핵심은 전력은 낮추면서도 성능은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D램뿐만 아니라 로직 등 대부분의 반도체의 형태가 3D를 향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송 사장은 과거와 달리 반도체의 기술 개발 방향이 다각화됐다고 밝히며, 기술 한계를 극복하려면 기존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에서 벗어난 파괴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반도체가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AI 시장 요구에 대응하려면 기존 구조를 뒤집어엎는 개발이 필요하다”며 “삼성전자도 메모리와 로직, 파운드리 등 전 분야에서 ‘후면전력공급(BSPDN)’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송 사장은 엔비디아와 진행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품질 테스트와 관련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HBM 분야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AI 가속기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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